한국은행 제주본부 "장기체류 증가가 원인...밀레니얼 세대는 머무는 여행 선호"

한국은행 제주본부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지역 소비행태 분석'에 따르면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들의 소비패턴이 '다니는 여행'에서 '머무는 여행'으로 변하고 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관광객이 도내 약국과 병원 등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체류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내국인관광객의 소비패턴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5일 발표한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지역 소비행태 분석’에 따르면 주력 관광 연령대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1981~2000년 사이 출생)는 ‘다니는 여행’보다는 ‘머무는 여행’을 선호했다. 지난해 기준 밀레니얼 세대는 우리나라 인구의 28.4%를 차지한다.
 
한국은행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주 방문 내국인관광객들의 1인당 식음료비가 늘고, 숙박비나 쇼핑비 등 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약국과 병원 등 편의시설 카드 지출이 전년동기대비 꾸준히 증가했다.
 
내국인 제주 관광객의 의료, 미용, 세탁업 등 편의시설 신용카드 사용액.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관광객의 제주 약국, 일반병원 신용카드 지출은 매달 전년도 같은 기간대비 3~5%씩 상승했다. 미용업과 세탁소 관련 지출도 3~7%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제주 한달살기 열풍 등 장기체류 관광객이 증가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광객이 장기간 제주에서 체류하다보니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료, 미용, 세탁 관련 지출이 늘었다는 얘기며, 짧은 기간 여러 곳을 다니던 ‘다니는 여행’ 소비패턴이 장기간 체류를 중심으로 한 ‘머무는 여행’으로 소비 패턴이 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인 ‘가성비’를 중시했으며, 이에 따라 내국인관광객 증가에 비해 신용카드 소비지출 상승세도 둔화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주 신용카드 사용액(도민 포함)은 2017년 중반까지 14%대 고성장을 유지했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급락해 2018년부터 평균 3%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사용액도 2018년 6%대 성장을 보이다 2019년 들어 3%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 방문 내국인관광객수 변화와 신용카드 소비 지출액 변화.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 변화. 총경비는 감소했지만, 식음료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 또 관광시설 등 지출액은 줄고, 문화와 유적지 지출액이 늘어나는 등 관광객 소비패턴이 변했다.

제주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서 내국인관광객이 선호하는 제주여행활동은 ▲2015년 △1순위 자연·명승 경관감상 △2순위 식도락 △3순위 산·오름·올레길·트레킹 △4순위 쇼핑에서 ▲2018년 △1순위 식도락 △2순위 자연경관 감상 △3순위 쇼핑 △4순위 해변활동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맛집 등 음식업과 제주 고유의 문화 체험 등에 대한 관광객의 지출은 상승했지만, 쇼핑과 레저업 관련 지출은 제약됐다.
 
제주 숙박업의 경우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하락과 제주 한달살기 등 장기체류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광객 신용카드 지출이 정체됐다. 장기체류 관광객 대부분은 저가의 민박이나 미등록 업소(불법 숙박업소)를 이용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젊은 연령층과 장기 체류자 등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제주 관광의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수시로 모니터링해 관광과 제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