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국내 감염 확진자가 4명으로 늘면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퍼지자, 제주도가 제2의 메르스 유언비어 확산 차단에 나섰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5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방문한 후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현재 국내 확진자는 20일 최초로 감염이 확인된 중국 국적의 35세 여성 이후 일주일 만에 4명으로 늘었다. 이들 모두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감염자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연간 100만명의 중국인이 찾는 제주도 역시 검역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62%가 중국인이다. 중화권을 포함하면 75%를 훌쩍 넘는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맡아 설 연휴에만 3만여명의 중화권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휴 사이 제주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다.

[제주의소리]가 26일 관련 제보를 받고 보건당국에 확인한 결과, 한국인 A(13)군과 미국인 B(26), C(28)씨 등 3명이 폐렴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아니었다.

선별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서귀포의료원이 서귀포보건소에 중국 방문자 발열 상황을 보고한 후 역학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가짜 확진자 소문이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 “모 의료기관 응급실에 중국인 의심환자가 있다”, “회사측에 면접일정을 연기해달라고 하는게 맞지 않냐”는 글이 올라오는 등 도민들의 불안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주는 2015년 중국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에도 각종 유언비어가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 혼란을 가중시켰다.

당시 40대 남성은 그해 6월18일 “서귀포00병원에 확진환자가 있으니 가지마세요”라는 친구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지인 26명에게 이 사실을 전파하다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30대 여성의 경우 그해 6월18일 도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제주00병원 의심환자 방문, 결과를 기다리는 중, 응급실 폐쇄했대요”라는 허위 글을 남겼다.

이를 본 또 다른 40대 여성은 “직원들이 혹시나 해서 폐쇄한 상태이고 이송도 없이 그냥 00병원 응급실에 있다네요”라는 글을 썼다. 이들 역시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각종 유언비어 확산을 우려해 정확한 사실관계와 동향 파악을 관계 부서에 지시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재난상황실에서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보건복지여성국장, 보건소장 등이 참석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방역체계 및 대응태세 점검과 예방법 대도민 홍보 등 행정의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이후 제주공항을 찾아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6일 “정부가 지자체들과 함께 모든 단위에서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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