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양, 국내외 7명 작가 참여하는 4.3 전시 ‘큰터왓’ 3월 15일까지

제주4․3 당시 잃어버린 마을을 주제로 한 전시가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에서 열린다.

1월 16일부터 3월 15일까지 열리는 전시 '큰터왓'은 김현승, 빈센트 쇼마즈, 스투디오, 율리안 오트, 이지연, 조은장, 허성우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사진, 소리 채집, 음악, 인터뷰 영상, 일러스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비롯해 지적도 같은 관련 자료를 모아 잃어버린 마을을 차분히 조명한다.

큰터왓은 화북이동 부록마을 옆에 자리한 마을이었다. 한 때 10여 가구가 살았으나, 4․3 이후 텅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마을은 불타 없어지고 남아있던 돌담도 대부분 사라졌다. 부록마을에서 큰터왓으로 가던 길도, 집에서 물통으로 가던 길도 수풀에 덮여 막혔다. 사람이 살지 않게 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잊혀갔다. 전시 ‘큰터왓’은 잃어버린 큰터왓을 다시 찾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 대해 문화공간 양은 “그곳에 누가 살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사라지게 됐는지, 4․3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현재의 모습이 됐는지를 추적했다”고 설명한다.

어린 시절 큰터왓에 있던 밤나무 밭에 밤 따러 다녔던 양정현(89)의 기억에서 출발해, 현재 유일한 큰터왓 생존자 강세봉(93), 현재 큰터왓에서 농사를 짓는 강주민(64), 큰터왓의 역사를 연구한 양영선 등 거로마을 사람들을 김현승 작가가 촬영했다.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현승의 '큰터왓_김병하', 스틸컷, 2020.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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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쇼마즈의 '과거의 메아리들_옛 늙은이터-현재 주차장', 사운드 아트 프로젝트, 2019.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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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의 '큰터왓', 종이에 수채화, 2019.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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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장의 '큰터왓', 피그먼트 프린트,  45x30cm, 2019.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조은장·율리안 오토의 사진, 이지연의 일러스트, 스투디오의 소리와 영상, 허성우의 음악에는 큰터왓의 현재 모습과 거로마을 4․3 관련 장소가 담겼다. 빈센트 쇼마즈가 거로마을 내 4․3 관련 장소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소개한다.

문화공간 양은 “연구자 양영선 씨의 말처럼 그때는 ‘살려고 해서 살아지던 시절이 아니고, 죽지 않아서 살아졌던 시절’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남기기 위해 전시 '큰터왓'은 전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큰터왓, 거로마을의 4․3 이야기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아카이브 작업까지 나아간다. 두 마을의 4․3 관련 장소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제작으로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찾아볼 수 있다. 전시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진행한다. 예약 관람도 가능하다. 

문의: 064-755-2018, curator.yang@gmail.com

문화공간 양
www.culturespaceyang.com
제주시 거로남6길 13(화북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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