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도의회 갈등해소특위 면담, 4가지 사항 합의...제주도 예산·인력·자료 지원할까?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원철 갈등해소특위위원장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원철 갈등해소특위위원장

[기사수정=오후 2시] 제주도의회의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예산지원도 않겠다던 원희룡 제주지사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특히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에 필요한 절차를 제주도가 적극 협조하고, 특위 활동에 따라 최종 도출된 도민의견 수렴 결과를 존중할 것을 도의회와 합의해 제2공항 건설에 따른 도민갈등 해소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31일 오전 9시30분 도청 소통회의실에서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특별위원회' 의원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에는 박원철 특위위원장, 조훈배 부위원장, 강민숙, 강성의, 홍명환, 고현수 의원이 참석했고, 도청에선 현대성 기획조정실장, 김승철 소통혁신정책관, 이상헌 공항확충지원단장이 배석했다.

면담 분위기는 처음부터 화기애애했다.

지난 연말까지 원희룡 지사는 특위활동에 공식 반대하며, 도의 예산지원도 할 수 없다고 특위 자체를 부정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면담 모두발언에서 원 지사는 "제주 최대 현안 제2공항에 대해 의회 입장에서 갈등해소에 노력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첫 만남인데 충분히 듣고, 협조할 부분이 있으면 협조하고, 토론할 부분이 있으면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협조하겠다'고 하자, 박원철 위원장은 "고맙다. 지난 1월6일 갈등해소 특위에서 면담을 공식 요청했었다"며 "그동안 갈등해소특위가 특정한 방향으로 활동한다는 오해를 받았는데 청와대와 정부, 국회에서도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도민의견 수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이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제주도와 의회가 화합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사께서 의견을 주시면 조율하면서 도민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원 지사와는 이날 약 40여분 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면담을 마친 후 박원철 위원장과 현대성 기획조정실장, 이상헌 공항확충지원단장은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가졌다.

브리핑을 통해 도의회 갈등해소특위는 △특위활동이 제2공항 건설 찬반이 아닌 도민사회 갈등 해소 목적 △2공항 건설에 따른 갈등해소를 위해 필요한 절차 진행 시 제주도가 적극 협조 △특위 활동에 따라 최종 도출된 의견 수렴 결과 존중 △현 제주공항 2단계 인프라 확충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도에서 챙겨줄 것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제주도는 도의회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4가지 항목에 대해 합의했다.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갈등해소를 하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박원철 위원장은 "도정과 도의회, 국토부가 함께하는 길을 열었다"며 "어떻게 일을 할 것인지는 서두에 말했듯이 상당히 복잡하고 여러가지 갈등 주체가 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일단 찬반을 떠나 갈등해소를 해결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의회 활동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는데 설 민심 결과인가'라는 질문에 이상헌 단장은 "입장을 좁힐 필요가 있고, 이해를 넓힐 필요가 있었다"며 "공항 관련해서 지지부진한 상태로 가면 안된다는 게 제주도정의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제주도가 특위에 예산을 지원하느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그것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토부가 (제2공항에)관련된 사실에 대해 정확히 밝힐 사유가 있을 때는 특위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상헌 단장은 "예산에 대해선 협의하지 않았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또한 '의견수렴 결과에 대해 존중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 제주도는 의견수렴과정을 갈등해소를 목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는 것에 대해 제주도와 특위는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 갈등해소특위는 2월 중순께 '갈등해소분석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청와대와 정부도 제2공항 갈등 문제 해결에 제주도와 함께 노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와 제주新보, 제주MBC, 제주CBS 등 도내 언론4사는 최근 설 민심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갈등해법'에 대한 도민들의 민심을 조사 발표했다.

조사결과 제2공항 갈등해법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29.8%로 가장 높았고 뒤 이어 ‘주민투표’ 의견이 23.6%, 여론조사 및 숙의형 공론조사도 18.2%로 조사됐다. 주민투표든, 여론조사든 도민이 직접 판단하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갈등해결을 원하는 의견이 41.8%에 달했다. 반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22.8%에 그쳤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