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로 중국 현지 내 방역이 강화되자 제주에 머물고 있는 중국 국적의 체류자들이 한국산 마스크를 본국으로 보내면서 우체국 특송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

3일 제주지방우정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제주시내 각 우체국과 우편취급소를 중심으로 800여건이 넘는 중국행 우체국 국제특송(EMS)이 밀려들고 있다.

1월30일에는 제주시 463통, 서귀포 60통 등 523통이 접수됐다. 이튿날에는 제주시 883통, 서귀포 94통 등 997통이 접수돼 올해 가장 많은 접수 물량을 기록했다.

이틀간 접수된 물량은 1500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통과 비교해 무려 14배나 늘었다.

중국인 체류가 많은 제주시 연동의 제주제원우편취급국에서는 지난 31일 하루에만 수백여명의 중국인들이 밀려들어 약 300건의 택배가 접수되면서 직원들이 진땀을 흘렸다. 

배송 물품은 절대 다수가 한국산 마스크였다. 이들은 약국 등을 통해 구입한 마스크를 박스채로 재포장해 본국으로 보내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한국산 KF94 마스크가 성능이 좋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에 더해 비타민 등 건강보조제를 보내는 중국인도 많았다.  

우정청은 중국행 항공기 운항이 크게 줄면서 이날 오후부터 중국 국제특송 접수 자체를 중단하려 했지만 한국 체류 중국인들의 불편을 우려해 반나절 만에 이를 철회했다.

제주에서도 일부 취급소에서 오후부터 중국 국제특송 접수를 받지 않았지만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항공편 감소로 배송에 시일이 걸리고 반송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적극 안내하기로 했다. 통상 중국 국제특송은 4~5일이 걸지만 현재는 일주일 이상 소요되고 있다.

중국 현지 상황에 따라 반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현재 중국 국제특송은 항공편 감소와 구호물자 화물까지 증가하면서 일반 국제 배송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우편집중국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중국 물량이 늘었고 대부분 마스크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운송 지연과 반환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해 접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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