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자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파출소에 격리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11일 제주도와 경찰에 따르면 10일 밤 9시40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서 김모(40)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바다에 빠져 119구급대와 대정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출동했다.

이마에서 피가 난 김씨는 밤 11시37분쯤 치료를 위해 제주시내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워 서부경찰서 소속 외도파출소 직원들이 재차 병원으로 향했다.

경찰이 현장을 정리하고 파출소로 복귀하자, 김씨는 택시를 타고 서귀포경찰서로 이동해  112상황실 직원과 형사들을 차례로 만나 상담을 요청했다.

이에 형사들은 김씨의 치료를 위해 119구급대를 불러 다시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시켰다.

문제는 이후 불거졌다. 김씨의 열이 38도까지 오르고 “중국 바이어와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하자 곧바로 신종 코로자 의심자로 분류돼 상황 전파가 이뤄졌다.

보건당국은 김씨의 열이 38도까지 오르는 등 신종 코로나 증세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서귀포의료원 음압 병상에 격리조치 했다.

김씨는 경기도 출신으로 10일 제주에 들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방문 목적 등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상황을 보고 받은 경찰은 혹시 모를 전파를 막기 위해 김씨와 접촉한 대정과 외도파출소 근무자 5명씩 총 10명과 형사과와 상황실 직원 각 4명씩 8명, 의경 2명 등 모두 20명을 격리조치했다.

이번 조치로 대정과 외도파출소가 임시 폐쇄돼 야간 근무자 10명이 퇴근도 못하고 건물에 갇히는 처지가 됐다. 오전 근무조는 인근 안덕파출소와 노형지구대로 출근해 치안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치안 공백을 막기위해 해당 지구대와 파출소에 순찰차를 추가 투입해 대정과 외도지역 112신고를 처리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매뉴얼에 따라 격리조치했다”며 “검사 결과는 오후 1시쯤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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