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일 경선 앞둬 세대결․신경전 후끈…김우남 前의원 “부승찬 지지” 파괴력은?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작업을 본격화하면서, 경선을 앞둔 제주시을 선거구가 재선을 노리는 현역 오영훈 의원과 처음으로 공직선거에 도전한 정치신예 부승찬 예비후보간 신경전이 뜨겁다.

무엇보다 4년 전 오영훈 후보에 일격을 당한 김우남 전 국회의원이 부승찬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김우남 변수’가 경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 지방정가의 관심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1차 경선지역 52곳을 발표했다. 제주지역 3개 선거구 중에서는 제주시을 선거구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 선거구에는 현역인 오영훈 의원과 정치신예인 부승찬 전 국방부장관 보좌관이 공천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선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실시되며, 당원 투표(50%)와 일반국민 투표(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치신인에게는 20%의 가산점이 주어진다.

그 동안 장외에 있던 오영훈 의원이 16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17일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링위에 오르자, 부승찬 예비후보 측에서 먼저 견제구를 날렸다.

오영훈 예비후보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시을 지역의 여론조사 격차가 20% 이내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기분으로는 범위 밖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부승찬 예비후보는 18일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영훈 후보가 ‘반칙’을 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승찬 예비후보는 크게 2가지를 문제 삼았다.

부 예비후보는 “오 후보는 ‘개인적인 기분’, ‘생각하고 있다’ 등의 표현을 통해 사실의 표명이 아닌 자신의 의견임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공천 신청자가 두명인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결국 여론조사 결과 자신이 앞섰다는 내용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시비비를 가려봐야 하겠지만, 법률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허위사실 적시’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부 예비후보는 이튿날 바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 유포로 이의를 제기했다.

부 예비후보는 또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도당위원으로서 선출직 공직자(제주도의회 의원)들에 대해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세론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지난 2월3일 중앙당에서는 선출직공직자의 총선 예비후보자 공개지지 등 경선중립 준수 지침이 내려왔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반칙’ 프레임을 꺼내기도 했다.

부승찬 예비후보는 김우남 전 국회의원의 지지선언으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19일 저녁 부승찬 캠프를 방문한 김우남 전 의원(사진 왼쪽). 2월 임시국회 기간이어서 서울과 제주을 오가는 악조건 속에서 오영훈 예비후보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아내와 3명의 아들딸들이다.ⓒ제주의소리
부승찬 예비후보는 김우남 전 국회의원의 지지선언으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19일 저녁 부승찬 캠프를 방문한 김우남 전 의원(사진 왼쪽). 2월 임시국회 기간이어서 서울과 제주을 오가는 악조건 속에서 오영훈 예비후보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아내와 3명의 아들딸들이다.ⓒ제주의소리

이런 가운데 19일에는 4년 전 경선 당시 ‘역투표’ 논란 속에 ‘반칙패’ 이미지가 남아있는 김우남 전 의원이 전격적으로 부 후보캠프를 방문, 이번 경선이 사실상 ‘김우남 vs 오영훈’ 재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날 김 전 의원은 “깨끗하고 공정하게 선거법을 잘 지켜 이겨도 져도 정정당당한 멋진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경선 당시 논란이 됐고 법정다툼으로 비화된 ‘역투표’ 기억을 소환한 셈이다. 오 예비후보는 이로 인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비록 당선 무효형은 아니지만 벌금 80만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정치신예 측의 선제공격에 대해 오영훈 예비후보 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뚜벅뚜벅 간다는 ‘수성’ 전략을 펴고 있다.

2월 임시국회 기간이어서 여의도와 제주를 오가야 해 선거운동을 하는데는 악조건이긴 하지만 가족들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학생인 둘째, 셋째는 물론 군대에 간 큰 아들까지 휴가를 받아 짧은 기간이지만 힘을 보태면서 최고의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선거운동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야 문자 보내고, 지인들에게 전화하는 정도지만,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가족들의 진정성을 다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에 캠프 관계자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 예비후보 측이 문제 삼고 있는 오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후보자께서 기자회견 당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모른다고 했다.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신인 가산점에 김우남 전 국회의원이라는 천군만마를 얻은 부승찬 예비후보가 돌풍을 일으킬지, 4년 전 3선 현역을 무너뜨렸던 저력으로 가족들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독수리 오형제’ 완성체를 구성한 오영훈 의원의 수성전략이 먹힐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누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을 거머쥐고 본선에 나갈지, 예선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채 1주일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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