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주민협의 40여차례?, 허위 주장”

지난해 7월 11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국토부 관계자의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7월 11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국토부 관계자의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국토교통부가 지난 1년간 제주 제2공항 반대 주민들과 30여차례에 걸쳐 협의를 가졌다고 주장해 온 발표가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가 세부적인 ‘주민과의 협의’의 내용에 대해 차일피일 미루다가 행정심판을 통해서야 마지못해 해당 내용을 공개하면서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0일 논평을 내고 “국토부가 성산 피해지역 주민과 30여 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는 내용은 허위사실로, 그간 도민의견수렴 노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국토부가 사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2공항 입지가 발표된 2015년 11월 이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실관계 설명 등 지역과 소통을 위해 설명회, 마을 개별방문 설명 등 소통노력’ 명목의 간담회 및 면담은 40여 차례에 달했다.

그러나,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가 언급한 주민간담회, 마을·주민 방문면담 등은 마을 주민들과의 '협의'가 아닌 비공식적고 일방적인 방문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피해지역 마을인 서귀포시 신산리, 수산리, 난산리 주민들로 구성된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은 ‘주민간담회’ 또는 ‘주민 방문 면담’이라는 형식으로 국토부와 만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주민과의 협의 현황. 빨간 글씨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첨언한 내용.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주민과의 협의 현황. 빨간 글씨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첨언한 내용.

또 “주민들은 국토부가 면담 요청을 해왔을 때 공식적인 간담회 자리라면 만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의사표시 했고 그에 따라 국토부가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라고 인정한 후에 비공식적인 면담을 가진 바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도민회의는 “어떤 ‘구체적인 협의’를 한 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국토부의 일방적 절차 진행에 대한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와 성토의 자리가 대부분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국토부가 ‘주민간담회’, 혹은 ‘마을·주민 방문면담’ 등으로 면담의 성격을 규정짓는 것은 국토부의 거짓 주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가 이 같은 자료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거부하다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마지못해 공개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1월 24일 보도 참고자료를 발표하며 ‘약 1년간 반대주민들과 약 30여 차례 협의를 통해 타당성 재조사와 검토위원회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도내 언론사의 상세한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했고, 행정심판이 청구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해당 내용을 내놓았다.

비상도민회의는 “마지못해 공개한 자료에도 거짓투성이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 선지도 만 3년이 다 되 가는데 유독 국토부의 오만한 불통행정만은 이전 이명박, 박근혜정권 시절과 전혀 다를 바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행정심판 결정에 따라 성실하고 정확하게 다시 진실을 공개하라”며 “이전 인용한 보도자료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주민들과의 어떠한 협의도 없었던 면담과 간담회를 ‘협의 과정’으로 포장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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