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제주시갑, 민주당 내홍 vs 미래통합당 단일대오…여․야 상황 역전

4.15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제주시갑 선거구에 또 한번 핵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원내정당들이 총출동하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제주시갑 선거구가 현역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에 이어 정가에 회자되던 ‘송재호 전략공천설’이 현실화되면서다.

‘4연속 3개 선거구’를 싹쓸이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전략공천으로 인한 내홍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원팀’ 구성에 실패할 경우 제주지역 국회권력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어 제주시갑 선거구 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5곳에 대해 전략공천 후보자를 확정했다.

송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권 재도전을 준비할 당시 교수자문그룹인 ‘심천회’의 멤버로 참여하며 문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에는 2년 임기의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8월 임기 1년을 더 보장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4선인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가에서는 플랜B 성격의 ‘송재호 구원등판론’이 회자되기 시작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말 그대로 소설이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1월 중순부터는 당의 부름을 전제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더니, 2월 들어서는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사임(2월3일), 더불어민주당 입당(2월5일) 등 총선 출마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전략공천 후보자로 확정되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한 언론인터뷰 내용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소문이 현실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50일 남짓. 문제는 전략공천에 반대해온 예비후보자와 지지자, 일부 당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우느냐다.

당장 박희수 예비후보는 24일 “지역에 대한 특수성과 보편성에 대한 고려도 없이 일방적인 의사결정과 통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절차적 정당성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전략공천 확정 발표는 지난 제주도지사 선거에서의 패배를 재현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 대한 도민의 불심을 키워 제주도 국회의원 선거 전체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했다.

반면 “전략공천은 자멸의 길”이라며 공정한 경선을 촉구해온 문윤택 예비후보는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내부에서 싸워야지, 밖으로 꺼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다소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문 예비후보는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송재호 전략공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여․야가 공천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제주시갑 선거구에서 남은 변수라면 ‘박희수 변수’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전략공천에 대한 이의제기와 재심 요청에도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강행할 경우다.

박 예비후보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만에 하나’를 전제한 질문에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만약 박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제주시갑 선거구는 이전 선거와는 전혀 딴 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강창일 의원이 17대 국회의원선거 때부터 4선을 하는 동안 민주당은 단일대오를 구축한 반면 이에 맞선 보수진영은 매번 후보단일화에 실패(17대 현경대-김창업, 18대 김동완-현경대, 19대 현경대-장동훈-고동수, 20대 양치석-장성철)하며 민주당 아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상황이 역전됐다. 보수․중도가 참여하는 미래통합당이라는 단일대오를 구축, “민주당 16년 독주를 끝장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정의당 고병수 예비후보가 선전하고, 박희수 예비후보까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역대 최악의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

물론 박 예비후보 역시 ‘탈당-무소속 출마’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마많다. 4월15일 성적표에 따라서는 온갖 비난을 혼자 뒤집어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에 정치에 뛰어들어 ‘최연소 지방의원’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하며 실패와 성공을 맛본 박희수 예비후보. 산전수전 겪으며 이번이 10번째 공직선거 도전인 그가 어떤 선택지를 꺼내들지 지방정가는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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