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 “이해찬은 되고 나는?”-문윤택 “진영 무너뜨릴 수도” 각자 도생?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4명 “공천 승복…민주당 16년 독주 마감” 단일대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시갑 선거구 표밭을 다져온 더불어민주당 박희수, 문윤택 예비후보의 행보가 심상찮다. 중앙당에서 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전략 공천하면서다.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원팀’ 구성은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26일 예비후보자 4명이 모여 ‘경선 승복’을 서약하며 ‘민주당 16년 독주체제’를 넘어서기 위한 결전을 벼르고 있다.

‘4연속 3개 선거구’를 싹쓸이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전략공천으로 인한 내홍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제주지역 국회권력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희수 예비후보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해찬, 탈당․무소속 출마…“부당한 것에 굴복 안해”> 2016년 3월15일자 연합뉴스를 링크 걸었다.

지난 24일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제주시갑 송재호 전략공천’을 확정한 뒤 “중앙당의 일방적 결정은 후보자는 물론 도민 누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의신청과 재심을 요청한 이후 이틀 만에 자신의 심경을 에둘러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6선 국회의원이던 이해찬 전 총리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배제(컷오프) 결정을 통보받자,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를 위해 돌아오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선 뒤에 복당을 했고, 지금은 당대표로 21대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해당 기사를 링크한 후 말미에 “온 나라를 흔드는 코로나19 때문에 걱정과 함께 이 기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여러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지자들은 “당의 명분 없는 횡포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설마 이해찬은 되고 박희수는 안된다는 건 아니겠죠?”, “김대중 대통령님이셨으면 탈당하셨을 겁니다” 등 댓글을 달며 ‘탈당→무소속 출마’를 응원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가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사실상 탈당, 무소속 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로 보인다. 지금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설령 중도 포기를 해도 반대급부가 되돌아오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문윤택 예비후보도 의미심장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그 동안 ‘전략공천 철회, 100% 국민경선’을 주장하면서도 끝내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강행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 철학과 사명이 같다면 함께 할 수 있다고 보고 같이 가겠다”라고 답했던 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전략공천을 강행한다면 아쉽기는 해도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문 예비후보는 25일 SNS에 “스스로 먼저 혁신하지 않으면 개혁, 혁신 얘기하면 안되지요? 지역균형발전은 숫자가 아니고 마음입니다. 최소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는 “안타깝네요. 참 나쁜 상황입니다”라며 “제가 진영을 무너뜨릴 수도 있겠네요. 용서바랍니다”라고 적어, ‘민주당 원팀 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그는 “가슴이 없는 사람이 도민과 국민과 함께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제 역할을 재조정해 도민의 작은 소리들을 대변하는 것으로 반칙에 대응하겠습니다”라고 나름의 방식대로 전략공천에 맞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제주의소리>는 문 예비후보의 전략공천에 따른 명쾌한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이날 제주도당 당사에서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고경실, 구자헌, 김영진, 장성철 예비후보(가나다 순)가 참석한 가운데 ‘공천 승복’ 서약식을 개최하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경선 이후 이탈 방지를 위한 진지를 탄탄히 구축했다.

이들은 “당의 경선 결정에 절대 승복함은 물론 당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탈당 등과 같은 일체의 해당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서에 서명한 뒤 “문재인정권의 경제, 정치, 외교, 안보, 무능함을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겠다. 네 분의 예비후보가 똘똘 뭉쳐서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하나가 되어 반드시 필승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전략 공천한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이날 오후 선거관리위원회에 대리인을 통해 예비후보로 등록,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날 국립 제주대학교에 사직서도 함께 제출했다.

예선전을 치르지 않고 바로 본선에 직행하게 된 송 예비후보. 그가 미래통합당의 거센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칩거에 들어간 박희수, 문윤택 예비후보를 끌어안는 게 급선무다. 우여곡절 끝에 선거판에 뛰어든 그가 내홍을 수습하면서 ‘원팀’을 구성할 수 있을지, 당원은 물론 유권자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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