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5) contact 접촉

con·tact [kάntækt/kɔ́n-] n. 접촉, 서로 닿음
‘접촉(接觸)’이란 말을 튼내며
(‘접촉(接觸)’이란 말을 떠올리며) 

contact는 con- '함께'와 tact '촉각(觸覺)'의 결합이다. 시각(視覺)이 눈을 통한, 청각(聽覺)이 귀를 통한, 후각(嗅覺)이 코를 통한, 미각(味覺)이 입을 통한 감각이라면 촉각(觸覺)은 손을 통한 감각(sense)인데, 이러한 촉각이 어떤 대상과 대상의 사이에서 일어나게 되는 것을 contact(접촉:接觸)라고 하는 것이다. 현재의 의미적 관점에서 볼 때 intact '손대지 않은', tactual '촉각의', tactile '만져서 알 수 있는' 등에서는 tact의 이러한 원뜻(original meaning)이 유지되고 있는 반면 tactful '솜씨 좋은', tactless '서투른' 등에서는 의미의 일반화(generalization)가 이루어지면서 tact가 오감을 총칭하는 감각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촉각을 곤두세우다’라는 우리말 표현도 바로 이런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악수하는 대신에, 상대방의 오른손과 나의 왼손을, 또는 반대로 상대방의 왼손과 나의 바른손을 잡는, 좀 독특한 악수를 곧잘 나눕니다. 악수의 흔한 형식을 파괴함으로써 우리들의 마음을 악수와는 다른 그릇에 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우리의 할머니나 어머니들이 오래 전부터 해왔듯이 아예 상대방의 손이나 팔을 만져보기도 합니다. 몸 성함의, 무사함의 원시적 확인입니다.'
-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에서-

한국인의 정서(sentiment)가 담긴 접촉이란 본래 이런 것이었다. 우리들 사이의 접촉은 이렇듯 지극히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가급적 조심해야 하고 가급적 피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어버린 듯하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이 정말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 될 소중한 것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접촉, 그것은 인간관계(human relationship)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몸의 접촉이야 어쩔 수 없이 조심해야 하겠지만 마음의 접촉만이라도 다정다감(多情多感)하게 하도록 하자. 그래야만 이런 심각한 위기(urgency)를 넘긴 후에라도 건강하고 정이 넘치는 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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