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 공천탈락 두 희생양에 ‘입당 후 경선’ 깜짝 제안

제21대 총선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민생당 양길현 예비후보가 6일 오후 도당사에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21대 총선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민생당 양길현 예비후보가 6일 오후 도당사에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민생당 양길현 예비후보가 거대 정당의 공천 희생양이 된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과 고경실 전 제주시장에게 “민생당으로 와서 경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양길현 예비후보는 3월6일 오후 2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초청한 가운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생당의 예비후보는 저 혼자다. 저의 조그만 기득권조차 내려놓으면 길이 열리지 않을까 한다”면서 이 같이 제안했다.

박희수 전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가장 먼저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지만, 지난달 24일 중앙당이 제주시갑 선거구에 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전략공천하면서 사실상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전략공천에 반발해 칩거에 들어갔던 박 전 의장은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끝까지 간다”며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다만,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경우의 수는 여러 가지다. 다만 분명한 것은 끝까지 간다는 것”이라고 말해, 무소속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으로 말을 갈아탄 뒤 출마할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고경실 전 시장 역시 아예 경선에 참여해보지도 못하고 공천배제(컷오프)되면서 향후 정치행보를 놓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컷오프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지만, 중앙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지자들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해야 한다”며 고 전 시장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길현 후보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비정한 정치, 중앙정치의 패권놀이에 제주의 좋은 인재 2명이 너무 마음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여태 선거를 준비해온 분들에게 선거 나가지 말라는 것은 날벼락이 아니냐”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민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으면 그 분들에게 기회를 주는게 정당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민생당으로 오시라”고 깜짝 제안을 했다.

양길현 후보는 “저를 포함해 3명이 경선을 하자. 승자는 후보로 나가고, 탈락한 두 명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서 선거를 이기자”면서 “두 분은 제주시장과 도의회 의장을 했다. 저 역시 제주대 교수를 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 3명이 손을 잡으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제주시갑 지역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직접 찾아 뵙고 정식으로 부탁할 생각”이라며 “이번 총선에서는 제주시갑 지역에서 먼저 이기고, 2년 후 도지사선거, 도의원선거에는 더 많이 출마해서 제주도에서 제1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제주 정당정치사에 새로운 획을 긋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석했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같은 양 후보의 깜짝 제안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3명이 합의만 하면 가능하다”면서 “3명의 합의에 의해 경선룰이 만들어지면 중앙당이 이를 승인할 테고, 승인된 룰․절차에 의해 선출된 후보에 대해서는 당연히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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