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민간 극장 3월 일정 사실상 전무...4.3문화예술축전 축소-연기 전망

제주문예회관의 3월 공연장 대관 현황을 보면 전무한 상태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코로나19로 제주 공연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3월 한 달 동안 제주에서 열리는 공연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진정 추이에 따라 4월 이후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아트센터, 제주문예회관, 서귀포예술의전당,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김정문화회관 등 제주지역 공공 공연장의 3월 일정은 현재 텅텅 비어 있는 상태다. 기획·대관뿐만 아니라 문화가 있는 날 같은 프로그램도 모두 취소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민간 극장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예술공간 오이, 세이레아트센터, 두근두근시어터, 미예랑소극장 등 지역 소극장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잡혀 있던 공연을 취소하거나 비워둔 상태다.

오상운 예술공간 오이 공동대표는 “만에 하나를 위해 단체 연습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연을 여는 건 극단이나 관객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어서 코로나19가 잡히길 바랄 뿐”이라고 피력했다.

공적지원 사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비롯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원사업 심의 일정은 줄줄이 연기됐다. 

여기에 공연들이 잇달아 미뤄지면서 일정이 몰릴 수 있는 중·하반기는 대관, 사업 수행 같은 다른 의미에서 공연 단체들이 어려울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정인 두근두근시어터 대표는 “2월 인형극 공연뿐만 아니라 무척 고대하던 일본 고시페스티벌 초청 공연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돼 아쉬움이 크다. 주변 연극, 공연 예술인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소화하기로 계획한 공연들이 뒤로 밀려나면서 한정된 인프라에 준비가 더욱 빠듯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한 달도 남지 않은 4.3 예술 행사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탐라미술인협회의 4.3미술제는 7월로 연기했다. 제주민예총은 4.3문화예술축전 추진단 회의를 17일 열고 축소 혹은 연기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제주연극협회는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대회 겸 제25회 제주연극제’를 한 달 미룬 4월 17~18일로 계획해 놓고 있다. 

이런 와중에 새로운 활동을 기대하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제주 여성들이 모인 극단 ‘그녀들의 AM’은 지난 2월 18일 애니메이션 제작사 위놉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녀들의 AM은 KBS1 TV를 통해 방영하는 애니메이션 ‘비밀의 바람숲’의 캐릭터로 인형극을 만들 예정이다. 비밀의 바람숲은 제주 곶자왈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이소영 그녀들의 AM 단장은 “애초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비밀의 바람숲 인형극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투명한 상태다. 상황이 나아지는대로 작품을 준비해 제주 생태의 가치를 인형극으로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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