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19일 새벽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76km 해역에서 장어잡이에 나섰던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에서 불이나 제주해양경찰서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제주해양경찰서]
2019년 11월19일 새벽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76km 해역에서 장어잡이에 나섰던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에서 불이나 제주해양경찰서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제주해양경찰서]

정부가 지난해 제주 해역에서 발생한 대성호 화재 침몰사고 이후 어선 화재경보장치 설치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제주 어선 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12월 화재나 기상악화에 대비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어선사고 예방 및 저감대책’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올해부터 10톤 이상 근해어선 2700척에 화재경보기를 무상 보급하기로 했다. 반면 현재 반영된 예산은 2억원으로 지원 가능 어선은 800척 안팎이다.

제주에서도 2월3일부터 3월3일까지 각 수협을 통해 근해연승 어선을 대상으로 지원 신청이 이뤄졌지만 정작 어느 규모로 지원될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해수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는 어선 내부에 최소 2대 이상의 화재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설치 지점은 선원실과 조타실이 유력하지만 신규 선박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제주 우도 남동쪽 77km 해역에서 화재로 침몰한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29톤. 승선원 8명)도 화재경보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 당시 선원실에는 한국인 선원 이모(58)씨와 베트남인 선원 응모(25)씨 등 6명이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취침 중 불이 나면서 미처 화마를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수부는 긴급 상황시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조타실에만 있던 조난 통신장비(VHF-DSC)를 선원실에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화재시 선원실에 바로 내용을 전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어선 선체의 96%를 차지하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선체를 알루미늄 등 화재에 강한 재질로 대체하는 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FRP는 단가가 낮고 제작도 쉬워 절대다수의 어선 선체로 이용되고 있다. 반면 화재에 취약해 불이 나면 순식간에 화염이 번져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에서는 2019년 11월19일 새벽 제주시 차귀도 서쪽 76km 해상에서 장어잡이에 나선 통역선적 대성호(29톤)에서 불이나 선체가 두 동강 나면서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12명 기관장과 베트남 선원 2명 등 모두 3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최근 침몰한 해양호 사고에서도 6명이 실종됐지만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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