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시에서 진행된 고태숙 장학금 전달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제주시에서 진행된 고태숙 장학금 전달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20년 넘게 이어진 재일제주인 기부 활동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17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제주시 한경면 금등리 출신 재일제주인 고태숙(63)씨가 매년 기부하는 고태숙 장학금 수여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고씨는 한경면 판포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했다.
 
일본에서 재봉과 의류 판매 등 궂은일을 도맡으며, 제주 ‘조냥정신’으로 재산을 모았다. 
 
고씨는 어려웠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고향 후배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꿈을 잃지 않길 바란다며 2000년부터 고태숙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학생 10명에게 각각 100만원씩 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20년째 도내 학생 총 380명에게 2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고씨의 장학금 기부 소식은 매년 3월마다 전해졌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다.
 
고씨가 제주에 오지 않고 장학금만 전달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지만, 고씨가 고향 제주에 방문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장학금 수여자들을 직접 만나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제주와 일본을 잇는 항공편도 모두 끊겼다. 현재 인천을 통한 항공편 3개만 남은 상태로, 고씨의 나이 등을 감안하면 경유를 통한 제주 방문은 고령자로서 무리가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고태숙 장학금 전달식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장학금 전달식 세부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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