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면사무소 제공 무상 마스크 극구 사양..."어려운 이웃 배려 진정한 영웅들" 감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19) 사태 속에 사회취약계층이 오히려 자신의 마스크를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양보한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8일 서귀포시 안덕면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마을 내 일부 어르신들이 면사무소에서 제공한 코로나 방역용 마스크 수령을 극구 사양했다. 

면사무소에서 관내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1인당 3매씩 마스크를 배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면사무소 직원들은 거동이 어려운 대상자를 위해 직접 집을 찾아 마스크를 건넸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발열 상황 등 건강 상태도 일일이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한 할머니가 “난 거동이 불편해서 나갈 일도 많지 않다. 사둔 마스크도 있으니 정말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거기 나눠주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처럼 마스크 양보 의사를 밝힌 어르신은 모두 5명이었다. 담당 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되가져와 추후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내부 논의가 이뤄지던 중 암 환자의 가족이 면사무소에 전화 한통을 걸어왔다. 환자의 특성상 마스크를 사기 위해 장시간 밖에 줄을 서서 기다리기 힘들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면사무소 주민복지팀이 어르신들이 마음을 받아들여 이들에게 마스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에 암 환자와 가족들이 직접 면사무소를 찾아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어르신들이 양보한 마스크는 관내 희귀난치병 환자에게도 전해졌다. 지원된 물량은 15매로 많지 않지만 마스크 1매가 절실한 환자들에게는 큰 힘이 됐다.

안덕에서는 최근 천연염색 관련 업체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면 마스크 100개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안덕면사무소에 기부하는 일도 있었다.

면사무소는 해당 업체의 마음을 담아 마스크 100개를 관내 임산부 50여명에게 2개씩 전달하기로 했다. 어제(17일)부터 마스크 배부가 이뤄지고 있다.

강민경 안덕면사무소 주민복지팀장은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진정한 영웅들을 만났다”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과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양보 받은 분들을 대신해 어른신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웃을 위해 나누고 양보하고 아껴 쓰는 공동체 의식이 확산되면 코로나는 반드시 극복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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