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황우현 에너지공사 사장예정자 인사청문회…도덕성 흠결 지적

20일 열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 ⓒ제주의소리
20일 열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 ⓒ제주의소리

황우현(61) 제4대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예정자의 농지법 의반 의혹이 제기됐다. 황 예정자는 청문 도중에 농지법 위반 사실을 확인한 뒤 “최대한 빨리 매각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는 20일 오전 10시부터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청문회 시작부터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송영훈 의원(남원읍)이 후보자의 경기도 양평군 소재 토지(전 1025㎡, 답 2071㎡)와 관련해 “2014년도에 구입했는데, 당시에는 한전에 근무할 때다. 농지를 짓지 않는다면 농지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황 예정자는 “퇴직 후에 농사를 지을 생각으로 구입한 것이다. 구입 당시 해당 군청에 자문을 받았는데, 농지 구입 자체가 위법은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소유자가 4명으로 되어 있다. 총 3096㎡를 4명이서 구입했다는 것은 농사를 목적으로 구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투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황 예정자가 “해당 군청에 다시 확인을 해서 (정확한) 답변을 드리겠다”고 두루뭉수리한 답변을 내놓자, 송 의원은 “체험용으로 구입했다고 해도, 1000㎡가 넘으면 안 된다. 농지법 위반이 맞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현재 남원에서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농사꾼’이다.

고용호 위원장(성산읍)도 “지목이 ‘전’과 ‘답’이 있는데 ‘답’이 뭔 줄은 아느냐”고 가세했다.

황 예정자가 “논”이라고 답변하자, 고 위원장은 “논농사를 지으려면 뭐가 필요하냐”도 되물었다.

“씨앗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고 위원장은 “논농사는 농기계가 없으면 안 된다. 어떤 농기계를 갖고 있느냐”고 추궁했다.

고 위원장은 “항공사진을 보면 농지를 구입한 이후에 전혀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궁을 이어갔고, 황 예정자는 “계속해서 지방에 근무를 해서 (농사를 안 지은 것은) 인정한다. (농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고 위원장은 “다시 확인해볼 필요도 없다. 우리 상임위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이다. 해당관청에 ‘불법’ 사실을 통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학 의원(구좌읍․우도면)은 “1000평도 안되는 땅에 4명이 농사를 짓겠다고 하면 흔히 말하는 ‘지나가는 *도 웃을 일이다’. 농사짓는 사람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 예정자는 “당시 아내가 갱년기로 힘들어 했다. 퇴직하고 나서 동생 내외와 조그맣게 농사를 지으면서 살려는 소박한 생각에서 구입을 했지만, 이유야 어찌됐던지 그게 농지법 위반이라고 하면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을 하던지, 조그맣게라도 농사를 짓도록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 의원은 “에너지공사 사장으로 제주에서 살겠다고 하는데, (경기도 양평에서) 어떻게 농사를 짓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넘어가면 된다. 정 농사를 짓고 싶으면 제주에 와서 농사를 지으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청문에 앞서 황 예정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사업활성화에 필요한 정책, 제도, 조직을 적기 정비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해 지역전문가, 주민대표, 사회단체, 학계, 산업계 등으로 구성된 사업기획단을 출범시켜 당면한 현안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민수용성과 관련해 “기존 사업조직, 도의회, 지역간 사업특성별 역할분담 및 연대를 강화하고, 주민사업 참여제도 도입 및 대외협력 강화, 투자재원 확보, 성과공유, 이익배분제도를 도입해 수용성을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황 예정자는 또 “친환경 제주를 위해 환경보호 규제 유지 등 환경보전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며 에너지사업의 초기 검토단계에서 운영까지 실행매뉴얼을 만들어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우현 예정자는 수도전기공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1986년 한전에 입사한 뒤 기술기획처 팀장, 에너지신사업단 단장,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로 재임 중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