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합의안 토대로 최종 협상중...'오프라인 판매' 두고 이견

 
오리온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주용암수’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다. 이 때문에 잠정 합의 50여일이 지나도록 아직도 최종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와 ‘오리온제주용암수(오리온)’는 지난 1월30일 국내 판매 물량을 1일 300톤으로 제한하고, 국내 판매유형을 가정배달과 B2B에 주력한다는 내용으로 잠정 합의했다. 수출용 물량의 경우 가능한 범위에서 제주도가 오리온 측에 제공키로 했다.
 
제주도는 당초 국내판매는 절대 불허한다는 입장에서 오리온 측이 "국내판매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용암수를 어떻게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느냐"고 지속적으로 어필하면서 국내판매를 온라인 가정배달과 B2B 등으로 제한해 잠정합의한 바 있다.  
 
양측은 이같은 잠정 합의안을 토대로 50일 넘게 정식계약을 위해 협의 테이블을 가져왔으나, 여전히 최종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제주도와 오리온은 최종 협상안 중 일부 항목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항목은 ‘판매 채널’이다. 
 
양측은 협의를 이어오는 동안 판매 채널에 대한 내용 추가와 삭제 등을 반복하고 있는데, 제주도는 오리온 측이 추가하려는 판매 채널 중 오프라인 판매 가능성이 있는 조항에 대해선 '칼 같이' 잘라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은 제주도에 대해 국내 온라인 판매 물량을 1일 300톤에서 200톤으로 낮추는 대신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판매 허용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경제지 언론 보도에서도 오리온이 제주도에 이를 요청했지만 거절 당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는 오리온의 국내판매는 가정배달을 위한 온라인 판매로 국한하겠다던 잠정 합의안을 벗어난 것으로, 제주도는 오리온의 오프라인 판매 허용을 단칼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제주용암수는 판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대했던 중국 등 중화권 판로 개척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수출 판매계획이 차질을 빚고 온라인 판매도 예상보다 부진해 재고 물량이 쌓이면서 최근에는 생산 공장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용암수는 ‘먹는샘물’인 삼다수와 다른 ‘혼합음료’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똑같은 생수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도는 제주용암수가 국내 오프라인 시장 등에서 판매되면 도민의 공공재로 생산되는 국민생수 '삼다수'와 경쟁이 불가피해 오프라인 판매를 허가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오리온은 국내 오프라인 판매를 꾸준히 원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측은 일단 “우리(오리온)가 제주도에 오프라인 판매를 요구했다는 얘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출처를 찾을 수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공식적인 창구를 통한 정보는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와 관련 ‘마트나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요구했느냐’는 물음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오리온이 공식적으로 공문 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요구한 것은 없다"면서도 '협상 과정에서 오리온이 오프라인 판매를 요구했느냐'는 물음에는 "오리온과 협상중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다. 다만 국내 판매는 온라인 등으로 제한한다고 잠정 합의했기 때문에 마트 등 오프라인 판매를 추가 허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관계자는 “오리온이 국내판매 제한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 이후에도 추가 협상과정에서 마트나 편의점 등 오프라인 판매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요구를 원희룡 지사가 단칼에 자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