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속 오영훈 후보 와인 사진 근거 후보사퇴 촉구...2개월 조사했다는데 '파티' 근거가?

미래통합당 제주선대위가 6일 오후 4시10분 도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래통합당 제주선대위가 6일 오후 4시10분 도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래통합당 제주도당이 제주시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에 대한 공세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논문 표절 의혹과 친인척 비서 채용 등으로 일부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한 통합당은 이번에는 지난해 태풍 '링링' 당시 오영훈 후보가 와인파티를 했다며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통합당 제주선대위는 6일 오후 4시10분 도당사에서 '겉과 속이 다른 오영훈 후보는 사퇴하라'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도 오후 4시에 열리는 기자회견을 한시간도 남지 않은 오후3시8분에야 취재진들에게 문자로 알려 상당한 긴급사안임을 암시하게 했다.  

하지만 긴급기자회견 내용은 통합당 의도와 온도차가 컸다. 지난해 9월7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링링' 당시 오영훈 후보가 시민학교 2기 수업을 마치고 '와인파티'를 했다는 것이다.

통합당 제주선대위는 "제주를 강타한 역대급 태풍 링링이 제주를 휩쓸었고, 정전으로 넙치 3만여마리, 돼지 500두, 3480ha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다"며 "도민들은 눈물로 땅을 다시 쓰다듬으며 복구하고, 폐사된 광어를 쓸어담으며 주저앉아 있을 때 오영훈 후보는 시민학교 2기 수업을 마치고 당시 강사, 수강생, 도의원과 함께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제주선대위는 "지난 2월 제보자로부터 와인파티 제보를 받은 후 2개월 동안 조사했고, 와인을 마신 가게를 확인했다"며 "증거로 9월8일 0시18분 SNS에 올라온 사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개월 동안 조사했다는 주장에 비해 통합당 선대위가 확인하고 발표한 것은 와인을 마신 레스토랑이 존재한다는 사실 뿐이었다.

'와인 파티'라고 지적한 만큼 오영훈 후보가 당시 와인을 얼마나 마셨고, 가격은 얼마짜리 와인이었고, 당일 저녁 몇시부터 몇시까지 레스토랑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 기본적으로 확인돼야 할 사항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

제주선대위는 "오영훈 후보가 진정으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도민들에 사과하고,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전 확인조사가 부족한 탓에 당장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한 선대위가 오히려 난처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기본적인 사실확인 없이 SNS에서의 사진 한장만 가지고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 성급하고 무리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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