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귀포 남동쪽 55km 해상서 광해호 화재...30분 자체진화 실패후 바다로 뛰어들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29톤. 승선원 8명)의 화재사고 한 달 만에 또다시 어선 화재로 선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9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귀포시 남동쪽 55km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제주 선적 유자망 어선 광해호(9.77톤. 승선원 6명)에서 불이 났다.

선체에서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자 조타실 옆에서 잠을 자던 승선원들이 연기를 들이마셔 곧바로 기상했다.

선원들은 화재로 구조 신고가 어렵게 되자, 30분 가량 자체 진화에 나섰다. 화재 진압에 실패하자 전원이 맨 몸으로 바다에 몸을 던졌다.

오전 6시쯤 인근 해상을 지나던 제주 선적 유자망 어선 A호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처음 목격하고 해경에 이 사실을 알렸다.

서귀포해경은 곧바로 함정과 헬기를 사고 해역에 투입했다. 오전 6시44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비함정은 화재진압 작업을 벌였다. 

오전 6시54분에는 현장에 출동한 헬기가 표류하고 있는 선원들을 발견했다. 당시 승선원 6명 중 선장 김모(59)씨 등 5명은 부이를 잡고 3시간 가까이 해상에 떠 있었다.

이들을 발견한 카모프 헬기는 항공구조사를 하강시켰다. 이어 헬기에 장착된 구명벌을 바다로 투하시켰다. 구명벌이 퍼지자 선원들이 올라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해경은 항공기 수색 과정에서 표류하는 승선원 1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항공구조사가 헬기 호이스트 이용해 바다로 내려가 재차 구조에 성공했다.

의식을 잃은 박모(73)씨와 양모(66)씨는 헬기를 이용해 제주시내 한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선장 김모(59)씨와 선원 고모(58)씨, 곽모(50)씨, 홍모(61)씨 등 4명은 양호한 상태다.

광해호는 3일 낮 12시 서귀포시 모슬포항을 출발해 사고 해역에서 옥돔 등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항 당시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선원들이 건강을 되찾는 대로 발화 시점과 당시 상황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선체는 화재 이후 침몰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확인하기는 어려워졌다.

제주에서는 3월4일 새벽 제주시 우도 남동쪽 77km 해역에서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29톤, 선원 8명)가 화재로 침몰했다. 당시 2명은 구조됐지만 6명은 지금껏 실종 상태다.

2019년 11월19일 새벽에는 제주시 차귀도 서쪽 76km 해상에서 장어잡이에 나선 통역선적 대성호(29톤)가 화제로 두동강 나면서 침몰했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이 숨지고 9명은 실종됐다.

해양수산부는 잇따른 제주 어선 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12월 화재나 기상악화에 대비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어선사고 예방 및 저감대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10톤 이상 근해어선 2700척에 화재경보기를 무상 보급하기로 했지만 반영된 예산이 2억원 가량으로 지원 가능 어선은 800척 안팎이다.

해수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는 어선 내부에 최소 2대 이상의 화재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지만 실행에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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