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강경필 후보, 지역 내 오일시장서 밑바닥 표심 다져...제2공항 등 이슈 공방

9일 서귀포향토오일장-고성오일시장 등에서 '시장 상인 표심잡기'에 나선 4.15총선 서귀포시 선거구 미래통합당 강경필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 ⓒ제주의소리
9일 서귀포향토오일장-고성오일시장 등에서 '시장 상인 표심잡기'에 나선 4.15총선 서귀포시 선거구 미래통합당 강경필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 ⓒ제주의소리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귀포시 선거구의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전통시장 표심 공략에 나섰다. 공통된 화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산남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그리고 지역 최대 이슈인 제주 제2공항에 대한 해법이었다.

미래통합당 강경필 후보는 9일 오전 장날을 맞은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을 방문해 표밭을 다졌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동행한 지원 유세 역시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이뤄졌다. 지역 밑바닥 민심의 바로미터인 전통시장을 공략 포인트로 삼은 막판 유세전략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 역시 서귀포시 성산읍을 중심으로 유세를 이어가며 고성오일시장 등의 상인들을 만나 지지세 굳히기에 주력했다. 위 의원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오일장 상인들의 민심을 돌봤고, 오후 7시에는 성산읍 동남사거리에서 총력 유세전을 벌였다.

두 후보의 마이크를 통해 공통적으로 언급된 주요 현안은 '제주 제2공항'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이다. TV토론 등을 통해 열띤 공방을 벌인 두 후보는 같은 시간 각기 다른 장소에서도 경제를 살리는데 자신이 적임자임을 호언했다.

정치적 배경(?)을 둔 공방도 눈에 띄었다. 강 후보는 통합당 최고위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의 협업을, 위 후보는 현역 의원으로써 쌓은 정부-여권인사들과의 탄탄한 인맥을 자신의 강점으로 적극 어필했다.

◇ 제2공항 공방..."10조 이상 예산 투입" vs "올해 안에 찬반 결정"

오전 11시 30분 서귀포오일장 앞 공터에서 먼저 포문을 연 강경필 후보는 제주 경제 활성화 과제와 맞물려 가장 핵심적인 사업은 제2공항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강 후보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른 것 다 필요없고 제2공항을 당장 착수해야 한다. 제2공항 전체 예산이 약 5조1000억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5조1000억원이면 제주도 역사상 가장 큰 공사 예산이고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예산"이라며 "이런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이미 확정된 국책사업을 당장 착공하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는 "다른 것 필요 없이 제2공항 착공하면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건설경기 활성화된다. 돈이 서귀포에 쏟아져 들어온다. 지금 예상하는 예산만 5조1000억원이지만 배후도시, 도로 등 여러가지 시설을 고려하면 적어도 10조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경쟁 상대인 위 후보에 대해 "위 후보는 TV 토론에서 제주도 경제활성화 방안이 뭐냐는 질문에 경제체제를 바꾸고, 어쩌고 저쩌고 추상적인 얘기를 했다. 지금 서귀포 경제체제를 어떻게 바꾸나"라며 제2공항 추진에 대해 확실한 답을 피한다는 점을 적극 공략했다. 두 후보는 앞선 토론회나 현안 질의서를 통해서도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온도차로 공방을 벌여왔다.

오후 2시 고성오일장 입구에서 진행된 위성곤 후보의 유세에서도 제2공항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위 후보가 이날 하루 종일 머문 서귀포시 성산읍은 제2공항 예정지다.

단상에 오른 위 후보는 "올해 안에 제2공항 찬반 결론을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종전까지 '신중론'을 펴오던 위 후보가 시기를 못 박은 것은 이날 고성오일장 유세가 처음이다.

위 후보는 "제2공항과 관련돼 찬반이 엇갈리고 서로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저는 분명히 말하지만 제2공항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항공시설 인프라는 사회 한계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렇지만 주민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도민의견 수렴이 부족하다고 하고 있다. 그런 절차적 문제 또한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며 "제2공항 찬반의 결론을 올해 내에 내리도록 하겠다. 총선이 끝나면 관계자들과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9일 오전 서귀포시오일시장에서 거리유세를 갖고 있는 강경필 미래통합당 후보.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서귀포시오일시장에서 거리유세를 갖고 있는 강경필 미래통합당 후보. ⓒ제주의소리
9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오일시장에서 거리 유세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 ⓒ제주의소리
9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오일시장에서 바닥민심을 다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 ⓒ제주의소리

◇ "최고위원 원희룡과 협업" vs "정부-여권 인사와 교분"

전국적으로 이번 총선이 여야 양강구도가 형성된만큼 두 후보 역시 자신이 속한 정당의 저력을 적극 과시했다.

강 후보는 "서귀포오일장은 낡고 비좁다.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며 "지난 20년 동안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독점하면서 서귀포오일장 시설조차 제대로 현대화 해놓지 못했다. 일 제대로 하지않은 국회의원을 그대로 둬야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바꾸기만 하면 단 며칠 내에 오일장 시설도 바꿀 수 있다"며 "어떻게 바꾸겠나. 물론 제가 앞장서겠지만, 우리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원희룡 도지사가 있지 않나. 원 지사와 통합당 출신 국회의원이 될 제가 합심하면 이런 정도의 문제는 며칠 내에 다 해결해드릴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강 후보는 이날 서귀포시를 방문한 박형준 선대위원장과 함께 유세를 나서는 등 중앙당의 지원을 적극 활용했다.

반면, 위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인사와 여당 핵심 정치인과의 두터운 인맥을 과시하며 '힘 있는 집권당 재선의원'을 뽑아줄 것을 호소했다.

위 후보는 "서귀포시민의 희망은 힘 있는 재선 의원, 집권당의 재선 의원만이 할 수 있다"며 "저는 지난 4년간 중앙정치, 중앙정부의 장관, 유력 정치인들과 교분을 쌓았다. 저의 첫 후원회장이 지금 국무총리인 정세균 총리"라고 했다.

위 후보"정세균 총리가 국회의장 당시에 제주도를 두 번이나 방문해 지역의 현안 문제를 논의했다. 이제 총리가 됐으니 총리와 직접 통화하고 대화해서 지역의 현안을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대학)운동권 선후배 사이"라고 소개했다.

위 후보는 "여러분께서 지난 4년 전 저를 국회로 보내주셔서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지난 4년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서울과 중앙에서 정치를 하고 주말이면 지역에 와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했다"며 "이번 재선을 통해 그간 4년간 배운 경험과 자산을 바탕으로 더 큰 서귀포, 더 발전하는 서귀포를 만들어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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