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2) 인정하다, 양보하다

concede [kǝnsíːd] vt. 인정(認定)하다, 양보(讓步)하다
인정헐 껀 인정허고 양보헐 껀 양보해사!
(인정할 건 인정하고 양보할 건 양보해야!)

concede는 con- '함께'와 –cede/ceed '가다'의 결합으로 형성되었다. 여기서의 –cede/ceed를 어근(語根)으로 하는 낱말로는 proceed '앞으로 가다', recede '뒤로 물러나다', exceed '초과(超過)하다', succeed '계승(繼承)하다' 등이 있는데, concede의 의미는 이들과는 달리 매우 시사적(示唆的)이다. 어원적(etymological) 의미로는 '함께 가다'이지만 사전적(referential) 의미로는 '인정하다, 양보하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분명한 이유는 없다. 말의 의미라는 것이 그처럼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형성된 민의(public opinion)의 반영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at this point in time) 그 이유를 조심스럽게 추정해 볼 수는 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양보할 건 양보해야만 함께 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하고 말이다.

출처=오마이뉴스.
21대 국회가 ‘여야(與野)가 함께 가는 국회’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 패자(敗者)의 솔직한(frank) 인정과 승자(勝者)의 포용적(tolerant) 양보를 기대하여 본다. 출처=오마이뉴스.

코로나19 재난 속에서 치러진 이번 21대 총선(general election)도 편향적(one-sided) 진영대결 속에 막을 내렸다. 선거가 끝났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코로나19로 희석되었던 최악의 경기침체(economic recession)와 실업(unemployment) 문제 등을 풀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전처럼 '적폐청산(積弊淸算)'이니 '민생파탄(民生破綻)'이니 하면서 극한대립(extreme confrontation)만을 반복한다면, 국민에겐 더 이상 아무런 미래도, 희망도 없다. 이제, 모든 국민이 여야(ruling-opposition parties)를 함께 지켜 볼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모든 현안에서 사생결단식 투쟁(struggle)으로 제각각 가는 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함께 가는 지를. 21대 국회가 ‘여야(與野)가 함께 가는 국회’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 패자(敗者)의 솔직한(frank) 인정과 승자(勝者)의 포용적(tolerant) 양보를 기대하여 본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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