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월드 입점했던 '시내면세점' 4월29일자 폐점...국제컨벤션센터 지정면세점은 유지

제주웰컴센터 전경.
제주웰컴센터 전경.

제주관광공사가 호기롭게 출발했던 시내면세점을 4년만에 폐점한다.

관광공사는 23일 제주웰컴센터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는 29일자로 제주신화월드에 위치한 시내면세점이 완전 철수된다고 밝혔다.
 
시내면세점은 외국인과 출국하는 내국인만 상품구매 가능한 면세점을 말한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내면세점 사업 종료를 결정했고, 재고상품 판매와 특허반납 절차를 밟아왔다.
 
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지난 2016년 2월 처음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에 문을 열었다. 그러나 매년 4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4년간 누적 적자만 총 160억 여원에 달한다.
 
관광공사는 자구책으로 서귀포 롯데호텔에 위치했던 시내면세점을 2018년 1월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했지만, 이후에도 신화월드 카지노 영업부진 등으로 면세점 경영도 나아지지 않았다. 
제주신화월드에 위치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제주신화월드에 위치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당초 관광공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내에 입점한 내국인 지정면세점 수익을 통해 자체 운영비를 충당해왔지만, 시내면세점 출범 이후 적자가 계속되면서 제주도에 인건비 명목의 예산을 지원받아 왔다.

지방공기업법에 근거를 둬 관광공사가 제주도에 지원받은 인건비는 ▲2017년 20억원 ▲2018년 30억원 ▲2019년 27억원 규모다. 올해는 약 50억원으로 추정된다.  
 
4년간 100억원이 넘는 인건비를 지원 받았음에도, 16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최소 300억원 가까운 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경영악화가 누적되면서 관광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시내면세점 철수를 준비해왔다.
 
관광공사는 철수 시작 시점에 시내면세점이 보유한 재고가 원가로 약 3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관광공사는 지난 4개월간 재고 물품 처리를 위해 ▲반송 ▲판매 ▲멸각 ▲지정면세점으로 양도·양수 등을 추진했다.
 
관광공사는 보유한 재고 면세품 판매액이 12억여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5000만원 규모의 재고를 지정면세점으로 양도·양수했고, 100만원 가량의 물품은 멸각했다. 나머지는 반송이다.
 
면세업계에선 제주관광공사가 보유했던 재고 물품은 판매가로 최소 70억원에서 최대 10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대 100억원 가량의 재고물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원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 12억원만 건진 셈이어서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공사는 시내면세점을 철수하고, 지정면세점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영수 관광공사 시내면세점장은 “시내면세점 오픈 당시만 하더라도 제주관광이 호황기였다. 공기업의 면세점 진출을 통해 대형면세점에 쏠린 수익을 도민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면세시장 변화 등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강봉석 면세사업단장은 “시내면세점 사업은 규모가 작은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문턱이 너무나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산남(서귀포)에 새로운 거점으로서 ‘제주다움’을 어필할 수 있는 면세점으로 출발했지만, 변화하는 면세 시장에 대응하기에 부족했다. 서귀포 성산포와 전남 고흥 녹동항을 잇는 여객선 운항이 오는 7월 재개될 것으로 기대돼 성산포항면세점 운영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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