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어멍 동물愛談] 34. 고래 한 마리는 수천 그루의 나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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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수호자, 고래는 답을 알고 있다. 출처=IMF. ⓒ제주의소리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명환 의원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탄소 없는 섬 2030정책(CFI2030)의 과도한 목표 설정을 문제 삼으며 현실에 맞게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CFI2030 계획은 지난 2011년 만들어진 것으로 현실에 맞춰 조정하더라도 핵심적 가치인 제주 자연과의 조화, 안정적인 에너지 등 계획 자체의 기조는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33.9% 감축하고자 하는 제주도의 ‘카본 프리의 바람’에 원희룡 지사가 말하는 자연과 조화로운 핵심 가치를 지켜 지켜나가며 동시에 탄소 제로의 제주를 만들어가는 최상의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은 무엇일까? 그중 하나가 바로 고래, 돌고래 보호 전략이다.

국제금융기구(IMF)에서 발행하는 ‘금융과 개발’ 2019년 12월 호에 실린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의 해결책>에 따르면 기후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돌파구로 고래 개체 수를 늘리라 한다. 한 마리의 고래는 수천 그루의 나무와 맞먹는 온실 가스와 지구 온난화를 제한할 수 있다. 

나무는 연간 22kg의 탄소를 흡수하고, 고래 한 마리는 평생에 걸쳐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살아가는 동안 탄소를 축적하고, 자연사한 이후에도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수백 년간 대기로 방출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고래가 어디를 가든 그 주변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나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유는 고래의 배설물에는 다량의 철분과 질소가 함유되어 식물성 플랑크톤이 자라는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대기 중 산소의 50%를 생성하고 있으며, 약 370억 톤에 달하는 40%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다. 이 수치는 아마존 정글의 4배 이상, 미국에 있는 모든 공원의 나무에서 흡수되는 양의 약 70배와 동일한 효과이다. 

드넓은 바다 속 고래의 생명 활동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1%로만 증가하더라도 연간 2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된다. 이는 20억 개의 울창한 나무가 갑자기 출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된다. 고래 수의 증가는 곧 더 많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증가와 결국 더 많은 탄소 포집을 의미하게 된다. 

수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위해 ‘고래 보호’를 전 세계의 기후 위기의 최고 아젠다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복원력을 완화하고 구축하는 데 고래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고래의 개체 수는 과거의 약 25% 이하로 추정하고 있다. 상업적인 포경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박 충돌, 어망의 얽힘, 플라스틱 폐기물, 소음 공해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소음 공해는 고래와 돌고래에게는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이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연안에 해상 풍력 단지가 들어선 곳에는 남방큰돌고래가 관찰되고 있지 않다. 공사 단계뿐만 아니라 발전기의 터빈에서 발생하는 저주파음은 소리의 세계를 살아가는 해양 포유류에게는 인류에 가장 위협적인 기후 위기와도 같다. 즉 ,서식지가 파괴되고 돌고래는 절멸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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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읍 연안에는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때이다. ‘고마워요, 친구들.’ 출처=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제주의소리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는 고래를 보호하고 그 수를 늘리기 위한 국제 공공재 활용, UN 및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우리에게 지구와 인류를 구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CFI2030 계획의 재조정 의사를 밝힌 제주도는 국제 사회의 새로운 전략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부작용이 없으면서, 당장 추가적인 비용도 필요하지 않은 ‘돌고래 보호’야 말로 2020년 현재 할 수 있는 ‘탄소 없는 제주’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지구 온난화, 선박 충돌의 위험, 해양쓰레기 등 광범위하게 오염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바다를 유영하고 있다. 바당을 보호하고 섬을 지키며 제주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도움을 받기만 했던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따뜻한 마음을 나눈 적이 있던가. 

오는 4월 28일, 제주도의회가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심사하게 된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그 마음을 전해야 할 때이다.  

코코어멍 김란영은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www.jejuvegan.com) 대표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UN의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에서 제시하는 지구 온난화 위기에 대한 핵심적인 정책인 육류와 유제품 소비의 문제점과 최상의 기후 해결책으로 빠르며, 쉽고, 경제적이고, 건강한 비건 식단(완전채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알리고 있다. 현재 구조 및 유기견 11마리와 구조된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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