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진기] (26) 안전망이 되는 기본소득, 사회의 활력 될 것

'제주 청진기'는 제주에 사는 청년 논객들의 글이다. 제주 청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청년이 함께 하면 세상이 바뀐다.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에서,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 청년들의 삶,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서브컬쳐(Subculture)에 이르기까지 '막힘 없는' 주제를 다룬다. 전제는 '청년 의제'를 '청년의 소리'로 내는 것이다. 청진기를 대듯 청년들의 이야기를 격주마다 속 시원히 들어 볼 것이다. [편집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논의 끝에 경기도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서울은 중위소득 100%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제주 역시 중위소득 100% 이하로 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원금을 주는 것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다만, 지급대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정부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중위소득 70%이하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필요한 재정이 약 14조3000억원 규모다. 국채발행, 세출 조정 등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다행히 지난 주말동안 여·야가 어느 정도 합의함에 따라 4월29일에는 추경안이 처리될 것이라고 한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는 국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성인 1인당 1200달러(약 150만원), 홍콩은 만7년 이상 18세 이상 영주권자 1만 홍콩달러(약 157만원), 싱가포르도 21세 이상 시민권자에게 약 26만원을 기준으로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다. 각국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 만큼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본소득은 핀란드 정부가 2017~2018년 한 차례 실험을 진행했다. 국내 몇몇 언론이 이 실험을 실패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핀란드 기본소득 설계자인 캉가스 국장은 실패가 아니며 아직 실험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인터뷰했다. 또한 핀란드 사회보장국 선임경제학자는 기본소득 대상자의 삶의 만족도나 안정감, 사회적복지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핀란드는 기본소득 외에도 다양한 보편적 복지가 자리잡았다. 무상교육이 대표적이다. 핀란드 국민이라면 자격과 조건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핀란드의 청년들은 무상교육과 아동수당 등으로 생활에 대한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핀란드는 노키아의 붕괴로 힘들어진 경제를 살린 결과를 이끌었다.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와 실험이 진행됐다. 대표적으로 LAB2050이라는 연구소에서는 기본소득 지급이 현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경기도 성남시의 청년배당, 전주시의 기본소득전북네트워크에서도 ‘쉼표’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해당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과 같은 현금성도 있고, 무상교육과 같은 방식도 있다. 보편적 복지라 함은 조건과 자격 없이 국민 모두에게 제공되는 복지이다. 국내에서도 무상급식이 대표적이며, 경기도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많은 논란에도 당사자들의 삶의 질은 상당히 상승했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상당한 재원을 필요로 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지만 재정 여건으로 정책을 종료하기도 했다. 정부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재난지원금만 해도 기존 예산에서 약 5조원 가량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일부 언론은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LAB2050이라는 연구소는 현재로도 충분히 한국형 기본소득을 실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여겨진다.

보편적 복지에 대해 반대하는 그룹들은 ‘도덕적 해이’를 우려한다. 경제학에서의 ‘도덕적 해이’는 이익을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행동을 일컫는다. 보편적 복지는 많은 국민들의 경제활동으로 얻게 된 이익을 ‘공유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사회적으로도 복지가 인간을 나태하게 한다고 말하지만 핀란드 사례로 오히려 사회의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영향이 더욱 크다고 보여진다. 

국가는 공동체에 소속된 국민들의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보편적 복지에 대해 논의가 더 적극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박경호(34)는?

"제주 청년, 사람을 연결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청년이다. 2015년 제주사람도서관, 제주청년협동조합을 함께 하면서 많은 사람들, 특히 청년들을 만나왔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과 함께 재미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며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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