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6) succeed 계승하다

suc·ceed [sǝksíːd] vi. 성공하다, 계승하다.
무엇을 냉길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

succeed는 sub- ‘아래로’와 –ceed/cede ‘가다’의 결합이다. 이 –ceed/cede를 어근(語根)으로 하는 낱말로는 proceed ‘앞으로 가다’, recede ‘뒤로 가다’, exceed ‘(한도를) 넘어서다’ 등이 있는데, succeed의 ‘성공(成功)하다’라는 뜻은 ‘계승(繼承)하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윗세대에서 아랫세대로) 제대로 물려주는 것’이 ‘성공(success)’이라는 것이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Ralph Waldo Emerson -

청정제주를 내세우면서도 개발, 쓰레기 등 문제로 자연을 훼손한다면 머잖아 후손에게 남겨줄 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 ⓒ제주의소리
청정제주를 내세우면서도 개발, 쓰레기 등 문제로 자연을 훼손한다면 머잖아 후손에게 남겨줄 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 ⓒ제주의소리

이런 점에서 보자면, 성공은 우리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도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개발을 해야만 한다면 반드시 지속가능한(sustainable) 개발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어찌 개발이라는 것만 그렇겠는가.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심지어 사랑을 하든, 궁극적으로는 아랫세대(younger generation)에게 남길 수 있는 것이 되어야만 성공이고 도리(道理)라는 것이다. 청정제주(淸淨濟州)를 내세우면서도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게 된다면, 드림타워 같은 고층건물들을 짓고 나서 극심한 교통체증(traffic jam)과 대기오염(air pollution)을 유발하게 된다면, 그리고 송악산 개발을 감행하여 제주 최고의 자연경관(natural landscape)을 훼손하게 된다면, 머지않아 후손들에게 남겨줄 게 아무 것도 없게 된다. 뭔가를 남기기는커녕 자본주의적 욕망의 배설물(excretion)만을 물려주게 될 것이다. 성공(success)의 의미가 ‘위로 가다’가 아니라 ‘아래로 가다’라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 때다. 제주도가 특별종속도(特別從屬道)가 아니라 특별자치도(特別自治道)가 되려면, 제주를 찾는 이들의 마음속에 제주만의 고유한 매력(attraction), 제주만의 독특한 향기(fragrance)를 남길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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