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골칫덩이인 괭생이 모자반이 또 다시 제주로 향하고 있다.
14일 제주시에 따르면 북부 해상 곳곳 흩어졌던 괭생이 모자반이 최근이 덩어리를 이뤄 제주 해안가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선박 운항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자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청항선과 한국어촌어항공단의 어항제주1호선 등 2대가 해상에서 긴급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항선은 어제(13일) 하루 제주항 앞바다에서 14톤의 괭생이 모자반을 수거했다. 어항제주1호선은 구좌 앞바다에서 9톤을 수거해 오늘(14일) 구좌읍 세화항 육상으로 옮겼다.
제주시 용담동에서는 해안가에 모자반이 떠밀려와 바다환경지킴이 수 십 여명이 투입돼 하루 종일 수거 작업이 이뤄졌다.
현장을 찾은 작업자들은 바위 곳곳을 뒤엎은 갈색 모자반을 일일이 제거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곳에 모은 모자반은 자루에 담아 동주민센터에 넘겼다.
괭생이 모자반은 모자반과의 해조류다. 국내와 동아시아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암반에 떨어져 분리돼도 가지에 수많은 공기주머니가 있어 바람과 해류에 따라 멀리 이동한다.
제주시는 공무원 동원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해마다 지역 자생단체와 봉사단체 등의 협조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 군부대도 공문을 보내 군병력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모자반이 해수욕장과 해안을 뒤덮으면서 제거 작업에만 1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수거 작업만큼 처리도 고역이다. 제주시는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를 통해 농가 지원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거름 사용시 토양이 좋아진다는 소문에 일부 수요층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는 농민들이 직접 해안을 찾아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해갔지만 최근에는 행정에서 직접 모자반을 말리고 쓰레기까지 제거한 뒤 차량으로 공급까지 해주고 있다.
이마저 물량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민간 업체를 통해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이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4월에도 이호해수욕장에 모자반이 밀려와 처리작업에 애를 먹었다”며 “해상 안전과 악취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제때 처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