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62. 백양더부살이 (Orobanche filicicola Nakai) -열당과-

이번 주에는 쑥뿌리에서 기생하는 백양더부살이라는 식물을 소개해 드립니다. 

혼자 살아가는 식물이 있는 반면, 우리네 삶이 혼자 살아갈 수 없듯 다른 식물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다른 식물들이 살아가는 곳에 더부살이를 하는 식물들이 있는데 바로 백양더부살이가 그 중 하나입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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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더부살이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학자가 처음으로 백양사에서 발견해 학계에 알려졌지만 이후 멸종됐다가, 2003년에 다시 생존이 확인돼 세계 식물학계에 보고됐다고 하는 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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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물은 열당과에 속하는데, 열당과는 엽록체가 없고 다른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식물들의 부류입니다.

전 세계에 150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백양더부살이 말고도 억새에 기생하는 야고 등 8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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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식물인 야고. ⓒ제주의소리

또한 동·식물의 죽은 사체나 배설물, 또는 이들이 분해돼 생긴 유기물을 양분으로 삼아 살아가는 식물을 우리는 부생식물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나무의 가지나 풀의 덩굴 등에 붙어 살아가는 식물들을 우리는 기생식물이라고 합니다.

* 부생식물 : 수정란풀, 구상난풀, 한라천마, 무엽란, 버어먼초
* 기생식물 : 개종용, 초종용, 백양더부살이, 새삼, 실새삼, 야고, 가지더부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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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양더부살이는 열당과 초종용속에 속하는데 초종용이라는 식물과 아주 비슷합니다.

쑥에 기생하는 백양더부살이와는 달리 사철쑥에 기생하는 초종용도 열당과의 식물입니다. 백양더부살이와 초종용을 비교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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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더부살이 : 쑥에 기생, 꽃받침과 화관이 초종용보다 큼, 꽃의 아랫입술에 흰 무늬가 크게 나타남.

초종용 : 사철쑥에 기생, 주로 바닷가에서 많이 발견됨, 꽃의 아랫입술의 흰무늬가 백양더부살이에 비해 적게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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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혼자 크는 식물이 있는 반면 다른 식물의 도움이 있어야 자라는 식물도 있습니다.

또 어느 환경에서든지 살아가는 생명력이 강인한 식물이 있습니다. 올해는 풍성한 백양더부살이를 만나게 돼 더욱 반갑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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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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