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문광위, 시내면세점 특허반납 책임 질타...99억 항만면세점도 방치

제주신화월드에 있던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제주신화월드에 있던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제주관광공사가 '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시내면세점' 특허를 관세청에 반납한 가운데, 제주신화월드를 운영하는 람정제주개발에게 104억원 회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18일 오전 제1차 회의를 열고 제주관광공사로부터 시내면세점 철수 관련 현안 보고를 받았다.

제주관광공사는 관세청으로부터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 2016년 6월 야심차게 롯데호텔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267억원의 적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돈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시내면세점 적자로 혈세 127억원을 제주도로부터 지원받아 인건비 등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99억원을 투자해 제주외항에 지은 항만면세점도 중국발 크루즈가 전면 중단되면서 운영비만 날리고 있는 판국이다.

이날 문광위 소속 위원들은 제주관광공사의 무책임과 앞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경영태도에 대해 비판을 했다.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 갑)은 "면세점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적자만 267억원이며, 공사 운영비를 위해 혈세 127억원이 투입됐다"며 "항만 면세점도 99억원을 투자해놓고 방치해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배 관광공사 사장은 "개인적으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도민사회에 기대를 미치지 못해 공사 임직원도 상실감과 고통, 아픔을 겪고 있다"며 "항만면세점의 경우 99억원을 투자해 놓고 3년 동안 영업을 하지 못했다. 시내면세점을 철수한 것처럼 제주도와 협의를 거치면서 관리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관광공사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JDC와 협력하고, 항만까지 빼앗기면 문제"라며 "위기가 기회일 수 있는데 지사와 협의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크루즈가 정상적으로 오리라는 보장도 없고, 시설과 인테리어 비용만 수백억원이 투자돼야 한다"며 "공사 설립목적이 관광산업 진흥인데 면세점에만 매달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항만면세점 관리권을 매각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관광공사가 시내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며 "항만면세점과 성산포항 면세점, 노형로터리 부지 활용 등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 사장은 "관광산업 진흥과 공사 자립을 위해 면세점을 운영했는데 적자구조로 도민혈세로 인건비를 충동하고 있다"며 "공사는 지정면세점에 올인해야 한다. 노형로터리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선 현재 수권자본금 500억원에 납입자본금은 150억원으로 증자가 안되고 있다. 자본금 증자가 필요하다"고 오히려 요구했다.

박 사장의 자본금 증자 얘기에 문광위 위원들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 의원은 "2017년부터 제주도가 127억원 재정지원을 했는데 이게 부족하다는 말이다. 위험한 발언"이라며 "돈먹는 하마로 전락했는데 현실성이 없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신화월드에 투자한 시설비 104억원을 람정제주개발로부터 회수할 수 있느냐고 집중 추궁했다.

양 의원은 "2017년 람정제주개발이 공사에 먼저 (면세점) 이전 요청을 했고. 중문단지 시내면세점 인테리어 시설 소유권을 넘기면서 람정측으로부터 매각대금 104억원을 받기로 했다"며 "3년이 지나고 있는데 회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박 사장은 "세부 계약내용은 비공개로 알려드릴 수 없다"며 "현재 협의를 하고 있는데 양해해 주시면 최대한 받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경용 위원장(미래통합당, 서귀포시 서홍.대륜동)은 "방금 관광공사 사장께서 수권자본 얘기를 했는데 돈달라는 얘기"라며 "돈도 없는 관광공사가 문어발식 확장을 하면서 시내면세점은 반납하고, 항만면세점은 손놓고 있는데 누가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유리한 조건에 신화역사공원으로 이전했는데 왜 계약서를 비공개로 했느냐"며 "104억원을 회수할 방법은 있느냐. 신화월드에서 자산으로 가져가라고 했다는데 못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항만면세점을 어제(17일) 다녀왔는데 시설관리권을 관광공사가 갖고 있는데 수익이 안되는 건물 관리권을 누가 매입하겠느냐"며 "대안도 없이 진행하고 있다. 혹시 제주도가 매입하려는 계획이 있느냐"고 물했다.

강영돈 제주도 관광국장은 "항만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해양수산국과 실무협의를 하고 있다"며 "다만 관리권 매입은 재정적 부담이다. 기획조정실과 해양수산국과 같이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이 위원장은 "관광공사가 수권자본을 달라고 하는데 가능하겠느냐. 관공공사를 해체하고 차라리 제주도가 관광청을 설립하라"며 "관광청에 자율성을 부여하과 예산을 지원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강 국장은 "개인적으로 제주도 관광산업 비중이나 중요도로 봐서 관광청은 필요하다"며 "아시아 다른 국가를 다녀봐도 공사보다는 공조직을 더 신뢰한다. 관광청도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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