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도로 옆에 세워진 렌터카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 시신이 1년 넘게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고보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이날 오후 4시12분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마을 하천으로 이어지는 도로 갓길에 주차된 K5 렌터카에서 A(29.여)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운전석에 홀로 있었다. 의자는 뒤로 눕혀져 있는 모습이었다. 시신은 백골이 되기 전 미라 상태로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차량에는 극단적 선택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있었다. 이를 암시하는 메모지도 현장에서 나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9년 2월25일 도내 모 렌터카에서 해당 차량을 대여했다. A씨가 약속된 시점에 차량을 반납하지 않자 그해 4월 경찰에 도난 신고했다.
렌터카에 위성항법시스템(GPS)이 설치되지 않아 위치추적이 불가능했다. 해당 렌터카 업체는 30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걸었지만 1년 넘게 차량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A씨가 렌터카 대여후 얼마 되지 않아 해당 지점에 주차한 후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9년 4월 촬영된 국내 포털사이트 거리 사진에도 해당 렌터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차량이 1년 넘게 갓길에 주차돼 있었지만 유리창 틴팅(썬팅)이 진하고 인적도 드물어 별도 신고는 없었다. 렌터카여서 마을 주민들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A씨는 다른 지역 출신으로 지난해 초 제주로 주소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가족들과 별다른 연락도 없어 실종신고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부검을 진행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