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시민모임 "합리적 대안없는 일방적 공사 강행" 비판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2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비자회견 공사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2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비자림로 공사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전국적으로 환경파괴·경관훼손 논란이 일었던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1년만에 재개되면서 시민사회의 반발을 샀다. 당초 제주도정의 약속과는 달리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27일 오후 3시30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리적인 대안 없는 일방적인 비자림로 공사 강행을 철회하고, 야생동물 서식처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라"고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공사가 멈춰진 기간 동안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고 주민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됐지만 제주도는 이러한 논의를 회피하며 기존 공사만을 강행하려고 준비해왔다"며 "제주도는 원희룡 도지사의 5월 공사재개라는 발언 이후 오직 도지사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크게 △공사 재개 시기가 법정보호종의 번식 기간이라는 점 △제주도가 만들겠다는 대체서식지가 완비되지 않았다는 점 △세계자연유산에 걸맞는 제주만의 도로계획 매뉴얼의 필요성 등을 반대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공사 구간의 생태조사 결과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기간 동안 올해도 어김없이 법정보호종들이 들어왔다. 아무리 공사를 강행하더라도 법정보호종의 번식기에는 공사를 회피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선 조사를 통해 발견된 비자림로 내 법정보호종은 팔색조, 긴꼬리딱새, 붉은해오라기 등이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2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비자회견 공사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2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또 "제주도는 법정보호종에 대한 저감대책으로 팔색조의 대체서식지 마련을 대안으로 내세운 바 있다. 작년 조사에서 2구간 종점 지점에서 팔색조 둥지가 발견된 바 있지만, 제주도는 공사중지 기간 동안 대체서식지 마련 등 기본적인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다가 무리하게 벌목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제주도는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됐지만, 제주도의 환경 예산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고, 개발 예산은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비자림로에 이어 제2공항 관련도로로 금백조로, 번영로의 확장이 계획돼 있다"면서 "세계자연유산에 걸맞은 제주만의 도로계획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제주도청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를 가로막는 청원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이날 오전 비자림로 확장공사 제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6㎞)에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 삼나무 벌채 공사에 돌입했다. 공사가 재개된 것은 삼나무숲 훼손 논란과 법정보호종 동식물이 발견되면서 지난해 5월 공사가 중단된 지 꼬박 1년만이다.

27일 오전 재개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27일 오전 재개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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