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63. 구실잣밤나무 (Castanopsis cuspidata var. sieboldii.) -참나무과-

제주의 가로수는 언제 처음 등장을 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검색을 해 보았더니 1973년 제주공항 입구에 식재된 구실잣밤나무가 시초였다고 합니다.

제주에서는 ‘제밤낭’이라 불리는 수종으로 제주도 서귀포의 계곡에서는 5월~6월이 되면서 연노란색으로 물들여진 계곡의 수종이 오늘 소개해 드릴 구실잣밤나무입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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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도로의 일부 구간에도 많이 식재되어 있고,생장력이 좋아 제 멋대로 자라는 수형이 밤나무를 닮아 제주에서는 예부터 ‘제밤낭’, ‘조밤낭’이라고 불렸습니다.

1973년 공항입구에 식재된 이후로 1980년대에는 서사라 주변에 이 구실잣밤나무를 대거 식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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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구실잣밤나무가 꽃이 피는 봄철 비릿한 역겨운 향기 때문에 가로수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면서 오래된 고목들이 잘려 나가는 아픔을 가진 수종이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참나무보다 못하다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구실잣밤나무는 차세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종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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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실잣밤나무 수꽃차례. ⓒ제주의소리

대부분의 열매가 같은 해 가을에 익는 것과 달리 구실잣밤나무는 해를 넘겨 다음해 가을에 익는다고 합니다.

새끼손가락 첫 마디만 한 갸름한 열매는 껍질이 우툴두툴하고 끝이 셋으로 갈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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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실잣밤나무 암꽃 차례. ⓒ제주의소리

참나무과의 열매와 잎을 편집해 본 사진입니다.

에전에 가시나무 종류들과 참나무 종류들을 공부할때 만들어 놓은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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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과의 열매와 잎 비교표. ⓒ제주의소리

예부터 제주에서는 이 구실잣밤나무의 열매를 모아 저장해 두었다가 흉년에 대비할 정도로 귀중한 나무였다고 하는데 밤알보다 작은 열매는 날로 먹어도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하여 지금도 고목의 구실잣밤나무 열매가 달려 땅바닥에 떨어지면 할머니들이 열심히 줍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이 오는 길목에 만난 구실잣밤나무의 향기가 아직도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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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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