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양 행정시장 임용후보자 발표…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 26․29일 유력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민선 7기 후반기 도정을 이끌 파트너로 제주시장에 안동우(58) 전 정무부지사, 서귀포시장에 김태엽(60) 전 서귀포시 부시장을 낙점했다.

공모 전부터 나돌던 내정설이 현실화된 데다 음주운전 전력으로 악화된 도민사회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명 절차를 밟으면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5일 오후 개방형직위 제주시장으로 안동우 전 정무부지사, 서귀포시장에는 김태엽 전 서귀포시 부시장을 최종 임용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방형직위 행정시장 공개모집 절차에 따라 응모한 12명(제주시장 4명, 서귀포시장 8명)을 대상으로 6월1~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선발시험위원회의 서류전형 및 면접시험과 3일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추천된 5명(제주시장 2명, 서귀포시장 3명)의 중에서 도지사가 최종 임용후보자를 선정한 것이다.

제주도는 안동우 제주시장 임용후보자에 대해 도의원 3선 경력과 2년3개월간 정무부지사를 역임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1차 산업분야의 전문성과 직무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어 도민통합, 도민소통, 공직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민선7기 후반기 제주시정을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용후보자에 대해서는 서귀포시 부시장, 제주도 관광정책과장, 민군복합형관광미항추진단 지원팀장 등 32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쌓아온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내 갈등해소와 서귀포시정 활성화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들에 대한 내정설은 관가뿐 아니라 지방정가에 파다했다.

행정시장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제주시장은 정치인 출신, 서귀포시장은 공직자 출신이 임명될 것이라는 ‘내정설’이 흘러 다녔다. A씨, K씨 등 이니셜까지 등장하면서 사실상 구체적인 인물까지 특정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특히 원희룡 지사 비서실장 출신인 김태엽 전 부시장과 관련해서는 최근 음주운전 전력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본인 스스로 중도 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는 이러한 여론에도 끝내 임명 절차를 밀어붙였다.

김 예정자는 지난 3월26일 음주운전에 적발돼 약식기소됐고, 제주지방법원은 4월17일 벌금 800만원에 약식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지난 3월26일 오후 9시47분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보도블록(인도 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량 범퍼가 크게 파손됐지만 자택까지 계속 운전하는 것을 목격한 택시 운전자의 신고로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 나오면서 면허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우 제주시장 후보자 역시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 안 후보자는 정무부지사 임용에 앞서 실시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차량 도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위반하고, 음주운전을 한 과거의 불미스러운 행적에 대해 무릎을 꿇는 심정으로 청문회에 섰다”며 도민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공직자의 음주운전 행위를 일벌백계한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음주운전 전력자를 행정시장으로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 제주도의회가 어떻게 대응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도의회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돈다.

A의원은 “설령 인사청문을 진행하더라도 ‘부적격’ 의견을 낼 게 뻔한 상태에서 왜 임명을 강행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과연 의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제주도가 제주도의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하면 도의회는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밟고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그렇다고 인사청문보고서의 ‘적격’ 또는 ‘부격적’ 의견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임명권자는 도의회의 부적격 의견을 내더라도 임명을 강행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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