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장마철이 시작됐다는 기상청의 설명과 달리 제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비구름이 자취를 감추면서 “장마가 시작된 것이 맞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기상청은 9일 예보(해설-제06-17호)를 통해 10일 오후부터 11일 사이 제주도 남쪽해상에서 북상하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시작되겠다고 전망했다.

이후 제주는 물론 중앙에서 10일부터 제주는 장마에 접어든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공중파에서 비중 높은 뉴스로 소개할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기상청은 이튿날인 10일 기존 정체전선을 해설에서 빼고 중국 남부지방에서 북동진해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를 바꿨다.

10일 밤부터 11일까지 제주에 30~70mm의 비가 내리고 남부와 산간에는 최대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라산 윗세오름에 50mm의 비가 내렸지만 정작 제주시의 강수량은 0.4mm에 그쳤다. 산지와 남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강수량이 없다시피 했다. 

강수 예보가 빗나가자, 오전부터 제주지방기상청에서 장마가 시작된 것이 맞느냐는 항의성 민원전화가 이어졌다.

[제주의소리]가 11일 기상청에 최근 기상정보에 따른 장마 전망을 문의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정체전선에 의한 장맛비는 기존 10일 아닌 16일부터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 내륙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북쪽 기류가 수렴되면서 저기압이 발달해 제주 주변에 누워있는 형태의 비구름이 만들어져 장마처럼 보이지만 정체전선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14일까지는 중국 내륙 수렴에 의해 생긴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내리는 비로 봐야 한다”며 “정체전선에 의한 비는 16일부터 제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남북을 오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마는 6월 하순 우리나라 주변으로 상층 제트 기류가 북상해 강한 경압불안정이 형성되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과 하층 남서풍에 의한 습윤한 공기 유입이 강화되면서 시작된다.

기후학적으로 우리나라는 동경 122.5~135도의 평균 상당온 335K선이 북위 32.5도 보다 북상해 3일 이상 지속하는 등 3가지 조건이 충족해야 장마로 본다.

최근에는 장마의 시작과 끝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들 사이에 불일치가 자주 발생하고 장마 기간 비가 내리지 않는 날도 많아 기상청도 이를 분석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당초 전망대로 10일부터 장마가 시작된 경우 2011년 6월10일과 더불어 역대 가장 이른 장마로 기록되지만 이마저 틀린 예보가 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의 시작일과 종료일은 장마가 완전히 끝난 후 기상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정해진다”며 “올해처럼 장마에 대한 분석 자체가 어려울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