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농민회 제주)은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제주도 농정당국과 농협은 감귤 타이백 가격 인상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농민회 제주는 “지난해 감귤 가격 폭락과 올해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제주지역 농가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치고 있다”면서 “그러던 와중에 국내 타이백 생산 업체들이 감귤 고품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타이백을 최대 25%까지 인상했다”고 밝혔다.

타이백은 토양의 수분 흡수를 인위적으로 막는 차단막을 의미한다. HDPE(고밀도폴리에틸렌) 같은 소재를 이용한다. 농민회 제주에 따르면 지난해 13만5000원 수준이던 국산 타이벡 한 롤은 올해 18만원으로 상승했다. 미국산은 50만원 대에서 66만까지 올랐다.

농민회 제주는 “제주도 농정당국은 그 동안 ‘고품질’, ‘고당도’를 목표로 농민들에게 타이백 설치를 적극 권장했다. 농정당국은 매해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보조사업으로 농민들에게 타이백 설치를 지원해 왔다”며 “이에 따라 농민들은 농정당국을 믿고 따라 적극적으로 타이백을 설치해 고품질 감귤 생산에 앞장섰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도는 매해 말 타이백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이듬해 농민들에게 공급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의료용 방호복 제작에 타이백 원료가 대거 투입되면서 농촌 현장에 농업용 타이백 가격 상승이라는 ‘불똥’이 튀고 있다. 업체들은 ‘지난해 계약한 단가로 타이백을 농가에 공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훌쩍 오른 자재 가격 때문에 올해 타이백 감귤 재배를 포기하겠다는 농가들이 벌써 나오고 있다는 게 농민회 제주의 설명.

농민회 제주는 “농민들은 인상분과 계약금 차액을 ‘울며 겨자 먹기’로 업체에 지급하면서까지 타이백을 공급 받아 과수원에 깔고 있다. 문제는 농정당국과 농협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며 “농민들은 농정당국과 농협이 내세운 고품질, 고당도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 타이백을 이용해 왔지만 농정당국은 업체들에게 끌려 다니면서 그 결과, 농가들의 농업경영비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 농정당국과 농협은 지금의 사태를 바로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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