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제주시 삼양지구대 앞 도로 좌회전 차선 길이 20m 불과...‘사고 위험’

좌회전을 위해 대기하는 차량은 차선이 좁은 탓에 옆 차선을 침범하고 있어. ⓒ제주의소리
제주시 삼양동 삼양지구대 앞 도로는 좌회전 차선이 짧은 탓에 기다리는 차들이 옆 차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어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간선버스를 운행하는 기사 A씨는 최근 제주시 삼양검은모래해변입구 교차로를 지날때마다 유난히 긴장한채로 운전대를 잡는다. 이 곳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여러차례 있기 때문이다.

좌회전을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 행렬이 직진 차선까지 길게 침범해 뒤엉키면서 차량간 접촉 사고 위험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A씨는 당장 신호체계만이라도 직진과 좌회전을 동시에 열어주는 것이 사고위험을 줄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사고 위험과 불편한 도로구조에 대해 제주시 자치경찰에 문의하고 민원을 제기했지만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제주의소리
좌회전을 위해 기다리는 차량 행렬 끝 버스가 쉽게 차선을 바꾸지 못하고 멈춰 서 있다. ⓒ제주의소리

A씨의 제보에 따라 11일 [제주의소리]가 제주시 삼양동에 있는 삼양지구대 앞 도로를 현장 취재한 결과, 제보대로 좌회전을 위해 대기하는 차량들이 옆 차선까지 불가피하게 침범해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기자가 현장에 나가보니 좌회전을 위해 기다릴 수 있는 차선의 길이는 대략 20m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좌회전 차선에 진입하지 못한 나머지 직진 차선에서 기습적으로 불법 좌회전하는 차량이 있기도 했다.

중형 차량 기준 전장 약 4.9m와 안전거리 1m를 고려했을 때 차량 1대가 차지하는 길이는 최소 6m가 된다. 이에 따라 해당 차선에 중형차 3대가 신호대기 할 경우, 다음부터는 옆 차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길이가 긴 버스나 화물 트럭이 있을 때는 대기할 수 있는 차량 대수가 줄어들었다. 심지어 대기를 위해 좁은 차선에 억지로 들어서다 보니 일부는 중앙선을 침범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실제로 대형 트럭이 좌회전을 위해 차선에 진입하자 옆 차선을 침범하는 일이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도로를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차선 반대편 뒤쪽에는 한전KPS 제주사업소로 진입하는 비보호 좌회전 차선이 있었다. 양방향 좌회전 차선 총 길이가 40여m에 불과하다 보니 서로 20m밖에 안 되는 길이의 차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차선이 짧더라도 신호체계가 직진과 좌회전 동시 신호일 경우 위험부담이 줄 수 있는데, 해당 도로는 직진 후 좌회전이 가능하게 돼 있었다. 약 1분20초 동안 직진만 가능한 시간은 50여초였고 해당 시간 동안 좌회전 차량은 꼼짝없이 차선을 침범한 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더불어 반대편 차선서 비보호 좌회전을 해 한전 사업소 방면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올해 착공 예정인 삼양~신촌간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 도로가 있어 문제의 도로는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삼양검은모래해변입구 교차로 인근 도로. 교차로 좌회전 차선(사진 왼쪽 화살표)과 바로 뒤 한전KPS 제주발전소로 진입하는 비보호 좌회전 사이 간격이 40여m에 불과했다.  ⓒ제주의소리

해당 도로는 화북동, 삼양동을 가로질러 제주시 동부지역으로 뻗어가는 일주동로로 가뜩이나 건설 차량을 포함한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이다. 특히 2017년 8월 대중교통 체계가 개편된 이후 해당 도로를 통과하는 버스가 많아지기도 했다.

도로를 관리하는 제주시 담당 부서 관계자는 “다른 지역 좌회전 차선 역시 좁다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어 개선이 이뤄지는 중이다”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현재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다음 주에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신호체계를 담당하고 있는 자치경찰단 문의에선 “도로 구조 문제와 별개로 신호체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도로교통공단 등 관계부서와 함께 현장에 직접 나가 확인토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해당 구간은 몇 차례에 걸쳐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해당 차선 반대편 비보호 좌회전 구간 역시 개선을 통해 보호-비보호 동시 좌회전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며 “사무실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확인을 위해 현장에 나가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해당 도로에서 신호 정차 대기하며 사이드미러를 통해 촬영한 사진. 뒤에서 두번째 차량이 직진하려는 듯 좌회전 대기차량들을 피해 차선을 변경하려다 맨뒤에 뒤따라오던 흰색 SUV 차량과 자칫 사고가 날 뻔 했다. ⓒ제주의소리

삼화지구의 성장으로 인해 인구가 늘어나 교통량 역시 동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중교통체계가 개선되기 전인 2017년 5월 기준 삼양동 인구는 2만2320명, 현재는 2만5994명으로 약 36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인근에 관광지인 삼양검은모래 해변과 문화시설인 영화관이 있어 교통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짐작된다. 사고 부담을 줄여 도민의 안전한 통행권을 보장하기 위한 관계부서의 신속한 조치가 요구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