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64. 이나무(Idesia polycarpa Maxim.) -이나무과-

이 나무가 뭘까요? 이번주에는 이름을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나무인 '이나무'를 소개해 드립니다.

오동나무의 잎처럼 넓은 잎을 가진 이 나무는 옛사람들은 잎이 넓은 오동나무를 연상케 한다고 하여 ‘의동(椅桐)’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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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와 같이 악기 재료로 쓰이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이나무로 금슬(琴瑟, 거문고와 비파)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밥을 쌀 수 있을 만큼 큰 잎사귀를 가진다고 하여 ‘반동(飯桐)’이라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이나무의 잎은 얼굴을 가릴 정도의 큰 잎을 가진 나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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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 수꽃 차례. ⓒ제주의소리

따뜻한 곳을 좋아하여 제주도와 남서해안을 따라 주로 자라고, 북으로는 충남까지 자라는 나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그리 흔한 나무는 아닙니다.

그나마 곶자왈에서 가끔 눈에 띠는 정도이고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는 계곡 주변에서 관찰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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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 수꽃 차례. ⓒ제주의소리

이나무는 암·수 딴그루 나무입니다. 이 나무의 열매를 본 사람들은 많지만 꽃을 본 사람들은 드물다고 합니다.

빨간 열매가 지나는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지만 꽃이 핀 모습은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보통 수나무가 많이 보이지만 암나무는 수나무와 다른 모습으로 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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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 암꽃 차례. ⓒ제주의소리

옛 이름은 ‘의나무(椅木)’였다가 차츰 발음이 쉬운 ‘이나무’로 변한 것이라고 하는데 한자의 '椅'<의>를 찾아보면 ▲걸상 ▲의나무 ▲의자 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자어 자체가 의나무를 뜻하여 발음상 의나무에서 이나무가 되었다는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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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의 전체 모습. ⓒ제주의소리

초여름에 걸쳐 황록색의 향기로운 작은 꽃이 피고 나면, 콩알 굵기 남짓한 자잘하게 녹색의 열매가 달리고 점차 붉게 익어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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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의 열매는 다른 나무들의 열매가 떨어져 버려도 오랫동안 남아 있어 자손을 퍼트리는 남다른 생존전략을 가졌습니다.

제주에서는 겨울에도 빨간 열매가 달려 있는 이나무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초여름에 꽃이 피는 이나무를 만나면 아하 '이나무구나'라고 이름을 불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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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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