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10일 오후3시 ‘포스트 코로나19 제주관광산업의 과제와 전략’ 세미나

코로나19로 제주 관광업계가 위기의 늪에 빠진 가운데 해결책을 찾기 위한 제주지역 감염병 대응 2차 연속기획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제주연구원은 지난 10일 오후3시 연구원 2층 새별오름에서 두 번째 코로나19 대응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5월 28일 첫 번째인 ‘제주지역 감염병 대응체계 발전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 이은 것으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을 회의장 수용 가능 규모의 10% 수준으로 제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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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구원은 지난 10일 오후3시  ‘포스트 코로나19 제주관광산업의 과제와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세미나는 ‘포스트 코로나19 제주관광산업의 과제와 전략’을 주제로 △신왕근 제주관광대학 호텔관광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신동일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를 담당했다.

토론에는 △고선영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장 △김영남 ㈜제주김녕미로공원 대표 △부석현 제주도관광협회 기획조사부장 △안은주 (사)제주올레 상임이사 △양성수 제주대 관광융복합학과 교수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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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전 제주연구원장(사진 왼쪽)과 좌장을 맡은 신왕근 제주관광대학 호텔관광과 교수. ⓒ제주의소리

세미나에 앞서 김동전 제주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제주 관광산업의 위기가 도래했다. 종사자들은 무급 장기휴직이나 해고에 직면하고 사업체는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등 관광 의존도가 높아 다른 지역보다 피해가 심각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제주지역 관광산업 밀접 업종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3%가 줄었다고 한다”며 “이는 위기를 나타냄과 동시에 관광산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 관광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를 모시고 문제를 짚고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세미나를 통해 코로나 이후 제주형 관광정책에 대한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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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일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어진 세미나는 신동일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포스트 코로나19 제주관광산업의 과제와 전략 발표를 통해 시작됐다.

신동일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을 예측할 수 없고 2차 유행이 도래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람 간 이동을 기본으로 하는 관광산업은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관광객을 소비자로 보는 것이 아닌 코로나 전파자로 인식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염려했다.

또 “세계 굴지의 렌터카 회사와 주요 항공사들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유럽의 경우 EU가 경제회복기금 약 1020조원을 투입하는 등 전 세계 관광산업이 초토화됐다”며 “포스트 코로나19는 관광산업의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관광형태, 방식 등 코로나19 이후 제주 관광산업에 대해 △개별관광과 혼행의 일반화 △공유숙박읙 급속한 성장 가능성 △웰니스, 공존 관광 가치 상승 △자가운전 및 스마트폰의 관광 지배 △비대면, AI기반 관광 보편화 등 설명하며 분석과 동시에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위원은 “코로나 여파로 패키지보다 개별 관광이 일반화될 것이다. 특히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관광 주축이 돼 ‘혼행’과 같은 개별 여행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특성을 가지며, 타인을 배려하는 관광에 익숙한 세대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에 맞춰 말뿐만이 아닌 제주 관광 질적 성장을 실현해야 한다. 제도 개선과 스마트폰 어플 제작 등 통해 대응하고 제주 브랜드 세일, 관광 마일리지 등 이벤트가 필요하다”며 “코로나가 많은 것을 바꾸고 있지만, 제주도 역시 달라지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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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고선영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장, 김영남 (주)제주김녕미로공원 대표, 부석현 제주도관광협회 기획조사부장. ⓒ제주의소리

이어 고선영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관광객, 업계, 도민 차원의 변화를 언급하며 기회로 바꿀 전략을 제시했다.

고 센터장은 관광객에 대해 “여행 가치가 자기만족에서 위험회피, 안전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낯선 것과 거리를 두는 언택트 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면서 “여행방식도 해변이나 해수욕장 등 실외활동을 선호하고 제주섬 전체를 공유하는 여행에서 특정 지역 주변을 체류하며 충분히 즐기는 형태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 센터장은 관광업계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입도 통계 회복세를 볼 때 점차 회복 중이라고 판단했다. 도민의 경우 “이번 사태로 인해 도민들은 관광산업이 자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금연휴 기간을 비롯해 제주는 지역사회 감염이 없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 관광서비스 플랫폼을 구현해야 한다. 각종 통계와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 추천 서비스를 시행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체 대표로 참여한 김영남 제주김녕미로공원 대표는 “입도 통계 회복세와 달리 대부분 사업체는 아직 심각한 상황이라 안심할 수 없다”며 “기간이 길어질수록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제주 관광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 공급 과잉 상태에서 관광객마저 줄어든다면 고급화 전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힘들다고 무료입장 등 저가전략을 내세운다면 다 같이 몰락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제주도를 향해 “대부분 사업체가 관광진흥자금을 빌린 탓에 추가 대출이 힘들어 고급화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업계 종사자 역시 피해를 보고 있어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행정이 나서서 관광상품을 만드는 전략에서 탈피해 관광업계와 종사자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끔 보조역할을 해달라”며 “행정이 직접 나서게 되면 혼선을 불러일으켜 힘들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부석현 제주도관광협회 기획조사부장은 “관광형태가 웰니스·힐링으로 변화함에 따라 비대면, 비접촉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스마트 관광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추세에 맞는 서비스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스몰데이터를 통해 개별관광객 관광수요를 조사하는 등 관광정책 수행을 위한 디테일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석현 부장은 “언택트 문화가 보편화 될 것이며 안전한 환경과 매력이 보장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감염병이 언제 다시 유행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온라인 채널 활용을 극대화하고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발굴 등 시장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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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안은주 (사)제주올레 상임이사, 양성수 제주대 관광융복합학과 교수,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주 관광은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할 것이다. 사업 전반에 대한 투자 대비 효율을 따져 과연 필요한 사업인지 고려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 나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 한계를 언급하며 가까운 중국 관광객이 방문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홍 교수는 “지금은 중국에 대한 인식이 안 좋지만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제주는 방문객에 의존하는 섬이라 내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준비해야 한다”며 “방역도 하되 관광객을 많이 오게끔 할 수 있도록 제주도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플랫폼 사업과 나이트 타임 이코노미를 강조하며 스마트 관광과 더불어 고정관념을 깨야한다고 피력했다. 

홍 교수는 “플랫폼 사업을 제주가 직접 추진해 사업체 수수료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또 심야 경제를 통해 관광객을 시간적으로 분산시킨다면 새로운 경제활동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야 경제가 활성화된다면 휴직 중인 인력을 심야에 투입할 수 있고 관광객이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주간에 이뤄지는 경제활동의 절반만 그 역할을 해준다면 코로나19 시대 위기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성수 제주대 관광융복합학과 교수는 전략적 과제로 △트래블 스루 플랫폼 △제주형 관광벤처 육성 강화 △휴양체험마을 커뮤니티 △숨어있는 관광자원 등 항목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안전여행을 담보하는 관광객 여행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치유를 주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관광시대에 대응할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제주 특성과 관광 여건을 고려해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통해 대응할 수 있도록 제주형 관광벤처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마을공동체가 함께하는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숨어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지역관광을 육성해야 한다”며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기존 사업을 전면 검토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은주 사단법인 올레 상임이사는 “제주 관광이 살아남기 위해선 관광객이 옵션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자 사정에 맞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첫 단계다”라며 “국제관광지인 제주가 기본적인 것부터 정비해나가 해외여행 대체지로서의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관광정책 결정자들은 대부분 중년층으로 관광 중심이 될 밀레니얼 세대의 재미요소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중앙집권 방식에서 탈피하고 20~30대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노력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왕근 제주관광대학 호텔관광과 교수는 “방역만을 위한 방역에서 탈피해 제주 관광을 살릴 수 있는 방역을 해야 한다. 방역 전문가를 통해 사업체 특성에 따른 매뉴얼을 만들고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업체별로 세세하게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갖춘다면 제주도가 자신있게 관광객을 부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체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사업체가 적어도 생존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업자와 제주도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관광재난기금조성법’을 조례를 마련해 예측할 수 없는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제주 주력 산업인 관광산업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세미나에서 논의된 전문가의 다양한 방책이 제주 관광산업을 늪에서 빼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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