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물량 줄었는데, 소비가 다소 늘면서 예년 수준으로 가격 회복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여파로 1kg당 3400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제주 돼지고기값이 3개월 사이 3000원 가까이 오르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제주축협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탕박 돼지 평균 가격은 1kg당 6442원으로 전날보다 95원 올랐다.
 
6월1일 6000원대를 돌파한 뒤 5일 6601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찍고, 64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2월12일 제주 돼지 가격은 3498원까지 떨어지면서 제주 양돈농가는 울상을 지어왔는데, 3개월 사이 돼지값이 1kg당 3000원 정도 오르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가격 하락 요인이 됐던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와 긴급재난지원금이다.
 
통상적으로 제주 돼지는 1kg당 4000원 수준에서 초여름부터 가격이 올라 7~8월 최고 가격을 기록한 뒤 추석 명절이 있는 가을까지 6000원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해 왔다. 비쌀 때는 1kg당 7000원을 넘긴다.
 
여름마다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적정두수 유지를 위해 양돈농가들이 출하 물량을 줄이기 때문이다. 모돈이 새끼를 낳으면 생존율은 80% 수준인데, 돼지는 더위에 약해 여름철이면 생존율이 65% 수준 정도로 낮아져 농가 입장에서는 출하량을 줄여야만 적정 두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국내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줄었다. 자연스레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초 코로나19까지 확산됐다.
 
최근 2년간 제주축협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탕박돼지 거래 가격 변화 추이. 올해의 경우(빨간 원) 낮은 가격대가 유지되다 최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최근 2년간 제주축협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탕박돼지 거래 가격 변화 추이. 올해의 경우(빨간 원) 낮은 가격대가 유지되다 최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제주 돼지가격은 평년(4000원)보다 1kg당 500원 가까이 떨어졌는데, 부정적 요인이던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는 최근 제주 돼지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검출되면서 해당 지역 양돈농가는 제대로 영업하지 못해 국산 돼지 물량이 줄었다.
 
코로나19로 돼지고기 수입마저 줄었다. 우리나라가 돼지고기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는 칠레, 스페인, 캐나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미국 등 국가다. 이들 국가 대부분 최근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어 공장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고기 수입을 위해 해외로 가야하는 바이어들이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조차 못하는 등 상황이 여의찮다.
 
(사)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돼지고기 수입 물량은 ▲1월 2만8159톤 ▲2월 2만6330톤 ▲3월 2만9725톤 ▲4월 3만1364톤 등 총 11만5578톤 규모다.
 
이는 지난해 ▲1월 4만7594톤 ▲2월 3만3632톤 ▲3월 4만499톤 ▲4월 4만2171톤 등 같은 기간 16만3896톤보다 3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정부와 각 지자체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됐다.
 
양돈업계에 따르면 아직 식당 등 일반음식점에 납품 물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홈쇼핑이나 인터넷 등 택배를 이용한 돼지고기 판매 물량이 늘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산 돼지고기 가격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수입산과 국내산 물량이 모두 줄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 활성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명절까지 가격이 오르거나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혹시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계속 동향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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