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문인협회(회장 안정업)가 제주도의 ‘서귀포문인의 날’ 예산 반환 조치에 대해 반발했다. “일방적인 전화 한 통으로 보조금을 반납하라고 하기 전에 진지한 논의의 장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서귀포문인협회는 1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다른 문화 예술 단체도 마찬가지겠지만, 상반기 동안 계획했던 모든 사업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우리도 해마다 열던 ‘詩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를 취소했다”면서 “그런데 9월 5일로 계획하고 준비하던 ‘서귀포 문인의 날’도 서귀포시로부터 지급받은 보조금마저 반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실로 예산 전용의 문제가 아닌, 코로나19 방역의 문제라면 새로운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진지한 논의라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귀포문인협회는 “전쟁 중에도 문화예술은 있었다. 수 차례의 보조금 삭감에 이어 이미 확정되고 지급돼 진행 중인 사업에 보조금을 반환하라는 일방적인 도의 방침은 문화 예술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서귀포문인협회는 “문화 예술을 포기한 원 도정에게 다음과 같은 결의 사항을 밝힌다”며 ▲초심으로 돌아가라 ▲문화에 관한 귀를 열라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껍데기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물론, 원 도정 문화예술 정책에 일체 참여를 포기 ▲문화예술인이 직접 참여해 문화 예술 정책·예산 집행을 평가하는 평가단 구성, 연말 결과 발표 등을 제시했다.

특히 “제주에 문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를 겸허하게 귀 기울이길 바란다. 문화예술인들을 보조금이나 축내는 하청인 취급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원 도정이 제발 문화 예술에 대한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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