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6차산업人](6) 희망찬 ‘착한제주’ 만드는 ‘싱싱오름’ 강석수 영농조합법인 제주다 대표

제주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한 1차산업 현장과 2·3차산업의 융합을 통한 제주6차산업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대안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해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제주의 농촌융복합 기업가들은 척박한 환경의 지역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인 제주(Made in Jeju)’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주역들입니다. 아직은 영세한 제주6차산업 생태계가 튼튼히 뿌리 내릴수 있도록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기획연재로 전합니다. [편집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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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강석수 영농조합법인 대표. 청년이 희망이라는 그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구멍가게 하나 하자고 이 고생하는 거 아닙니다. 건강한 제주 사회와 동력을 만들기 위해 욕심내지 않고 열심히 기반을 닦아 청년들이 제 자리를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들겁니다”

6차산업 인증 업체, 사회적 경제·농업인 기업 등 제주의 다양한 가치가 담긴 친환경 생산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앞두고 제주 6차산업과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강석수(50) 영농조합법인 제주다 대표. 제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1년 영농조합법인 제주다 설립 이래 2015년 한 차례 폐업 위기를 겪고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이겨내 제주의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고 있는 강석수 대표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강 대표의 영농조합법인 제주다는 3년 연속 'KDB 고용인프라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올해는 '스케일 업' 사업으로 총 5000만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강 대표가 이끄는 제주다는 최근 사회적 경제 기업을 돕는 ‘KDB 고용인프라구축 지원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는 '스케일 업' 사업을 통해 농업인 기업과 사회적 경제 기업이 소비자와 연결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조성할 계획이다.

직거래가 활성화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유통기업의 과도한 수수료를 막고 제주의 물건들을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키 위한 목적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시장구조를 바꿔 생산 소비 주체가 건강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그의 담대한 목표가 담겼다.

지난 두 차례 지원에선 중소·영세기업의 열악한 물류비와 공간 등 문제 해결과 성장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 가능성을 판단할 KDB에 끝장토론을 제안, 실사를 거쳐 공동물류센터사업을 따 내기도 했다. 공동체를 통해 성장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강 대표의 판단이 한몫한 것이다.

강 대표가 건강한 제주를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게 된 것은 폐업 위기까지 내몰린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주다는 2011년 자활기업과 농업인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가 2015년 사기를 당하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어 직원 1명과 강 대표만 남은 상태로 폐업을 앞두고 있었다.

끝까지 제주의 가치를 담겠다는 의지로 강 대표는 2016년 2월 대표 자리를 승계받고 기업 리뉴얼과 공정 리빌딩을 거쳐 가까스로 제주다를 살려냈다.

직원 1명과 시작한 강 대표의 노력으로 제주다는 지금까지 직원 20명을 채용하고 공장 시설과 직영점을 구축해 억대 매출을 올리는 등 성과를 달성했다. 받은 게 있다면 돌려주고 싶다는 강 대표는 성장을 통해 지역 사회를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단다.

강 대표는 저소득층,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넘어서 그들이 기업 경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올해 안으로 실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주 등록을 돕고 등기변경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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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조합법인 제주다는 제주조릿대와 귤피 등 제주의 것을 활용한 상품을 만들고 있다.

강 대표는 제주의 것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제주조릿대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전역으로 퍼지는 바람에 골칫덩이가 된 제주조릿대를 제거의 대상으로 내몰지 않기 위해 가치를 부여할 방안을 고민했단다.

일반 조릿대보다 수명이 약 20배 이상 긴 제주조릿대의 생명력과 약성을 이용한다면 가치를 보전하는 동시에 몸에 좋은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금상첨화라 생각했다. 더불어 조릿대 원료를 통해 사회적기업과 공동 개발을 한다면 연대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강 대표는 “혼자 제주조릿대의 가치를 지킬 수는 없다. 또 개인 소유물이 아니라 제주의 공유자산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제주조릿대 가치를 알고 활용해 소비자와 만나게끔 한다면 소중한 제주의 자산을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과적으로 제주의 가치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소비자와 물건이 만날 수 있도록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친환경·로컬 상품을 서서히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환경·로컬 푸드 매장인 ‘싱싱오름’을 운영하면서 제주를 알리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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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이도이동에 있는 친환경 로컬푸드 마켓 싱싱오름 전경.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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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오름 안 아채코너 상단에는 제주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장 대표와 물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안내해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의소리

강 대표는 “매장을 친환경·로컬 물품으로만 채운다면 소비자 발걸음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방문했을 때 친환경·로컬이 아니라는 이유로 생필품이 매대에 없다면, 소비자가 줄어들어 좋은 친환경·로컬 물건들이 외면당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환경·로컬 상품을 중심으로 공산품도 함께 비치해 소비자가 친환경·로컬 상품을 자연스레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공산품을 친환경·로컬 상품이 대체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싱싱오름의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6차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2차 산업인 제조업에 에너지를 쏟기보다 생산에 집중하고 3차 산업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강 대표는 “6차산업은 농업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2차 산업을 하고 있더라도 일반 제조업과 동일 시 해선 안 된다. 그런 시각 때문에 6차 산업 인증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체험이 3차 산업의 중요한 콘텐츠이긴 하나 모든 6차산업 경영체가 체험중심이 된다면 희소성이 떨어지고 수명이 짧아져 전문성이 빈약해질 것”이라며 “체험 영역에서 벗어나 다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생존에 대해 청년들을 믿고 있다고 했다. 청년이 제주 사회의 희망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 견고한 사회적·농업 가치를 담아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단다.

그런 가치를 담아 청년이 건강한 제주를 만들도록 온 힘을 다해 돕고 원래 자리인 농업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강 대표. 그의 바람처럼 제주의 가치를 담은 청년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싱싱한 ‘착한제주’가 이뤄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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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오름 매장에는 생산자의 이름이 적힌 제주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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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오름 매장 내부 전경. ⓒ제주의소리

영농조합법인 제주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설로9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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