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안동우 제주시장 예정자 2년 후 지사 출마설에 "정치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다"

먼저 사과하고 고개를 숙여서일까?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의 지난 3월말 음주운전 사고와 달리, 안동우 제주시장 예정자의 과거 20년전 음주운전 전력에 대한 비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안동우 예정자 인사청문 자리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뿐만 아니라 원희룡 지사의 소속당인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도 원 지사가 지나치게 대권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다시 제주시장에 예정됐는데 2022년에는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제주지사 선거에 나오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안 예정자는 "정치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주도의회 행정시장 예정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조훈배)는 26일 오전 10시부터 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안동우 제주시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진행했다.

이날 안동우 예정자의 인사청문은 정책질의가 대다수였고, 안 예정자가 정치적 결이 다른 원희룡 지사와 왜 함께 하는 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강성의 의원(제주시 화북동, 민주당)은 "정무부지사에 이어 제주시장 예정자가 됐는데 원희룡 도정의 성공을 위해 한몸으로 챙기겠다는 결심이 섰느냐"며 "예정자와 원 지사의 정치행보가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안 예정자는 "원 도정 민선 7기 도민 공약이 잘 지켜지는 게 제주도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반기 도정업무를 같이 수행했고, 행정시장으로 가서도 업무 연속성을 가질 수 있고, 전반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당적 변경을 갈지(之) 자 형태로 바꾸었다. 어쨌든 보수의 아이콘"이라며 "그런데 예정자는 민주노동당 출신으로 진보 중에서도 강한 진보인데..."라며 원 지사와 함께 하는 게 이상하지 않는냐고 질문했다.

안 예정자는 "정당은 정강정책에 따라 모든 국민을 위해 정치하는 집단이며, 민주노동당이라고 특정분야에만 일하는 정당이 아니다.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저는 일하기 위해 제주시장에 응모했다"고 답변했다.

이승아 의원(제주시 오라동, 민주당) 역시 "예정자는 민주노동당에서 통합진보당, 새정치연합 등에서 활동하셨다. 원희룡 지사 출마 당시 비판도 했다"며 "그런데 원 지사의 부름을 받고 27개월 동안 (정무부지사로) 재직했고, 또 제주시장에 응모해 예정자가 됐다. 이제 권력을 쫓는 사람이 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 예정자는 "저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예봉을 피해 갔다.

이 의원은 "원희룡 지사는 어제(25일)  '미래통합당 대선 후보 적격자는 자신'이라고 했다. 이런 타이밍에 회전문 인사를 하면서 왜 예정자를 선택했는지 의구심도 들고,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안 예정자는 "지사님이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것과 제가 정무직 자리에 있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한다"며 "민선 6기 정무부지사 제의는 협치 차원에서 갔고, 제주시장도 일을 하기 위해 응모한 것이지 지사님과 정치적으로 일치해서 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원 지사가 대선에 나간다고 하면 응원할 것이냐"고 묻자, 안 예정자는 "마음으로는 지지하겠지만 만약 임명되면 공무원 신분으로 어떻게 응원하고 지지하겠느냐"고 답변했다.

정민구 의원(제주시 삼도1.2동, 민주당)은 작정한 듯 인사청문회를 통해 원 지사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도지사는 제주도민을 위해 일해야지, 본인 욕심을 위해 정치행보를 하면 안된다"며 "요즘 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독재망령'이라고 하고, '예전의 원희룡은 잊어라, 백종원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하고 있는데 제주도가 식당을 운영하는 도정은 아니"라고 일갈했다.

정 의원은 "원 지사가 정치인이라면 이런 행보는 할 수 있지만 현재 신분은 제주도지사"라며 "어느 광역자치단체장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느냐. 이렇게 대립각을 세우면 정부부처를 상대해야 하는 공무원은 중앙 절충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예정자께서 정무부지사로서 일 잘한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중앙정치 무대만 생각하는 원 지사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안 예정자는 "도지사는 정치적인 정당인으로, 도정업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며 "제가 행정시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도지사의 정치적 결정과 판단에 상관없이 제주시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답으로 즉답을 피했다.

정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대권행보를 하면서 과한 표현이나 행보에 대해 직언할 수 있느냐"고 거듭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안 예정자는 "도지사의 정치적 행보는 도민이 판단하고, 언론과 의회가 판단한다"며 "다만 도정과 시정에 대한 정책방향이나 사업결정, 여론에 대해선 직언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공식적으로 답변 못하는 것으로 알겠다. 그래도 시장에 임명된다면 직언을 해주셔야 한다"며 "도지사가 대통령에 나가는 것에 대해 누가 반대하느냐. 하지만 과한 행보와 어투에 대해선 직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성의 의원은 추가 질문에서 "원 지사가 대권을 꿈꾸는데 왜 예정자를 정무부지사에서 행정시장으로 또 지명했겠느냐"며 "혹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안 예정자는 "시장에 임명되면 시장 역할만 충실할 것"이라며 "정치적 활동에 대해선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와 같은 정당 소속인 강충룡 의원(서귀포시 효돈.영천.송산동, 미래통합당)도 원 지사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강 의원은 "원희룡 지사의 대권행보에 대해 저는 자랑스럽다"며 "그럼에도 앞서 정민구 의원이 얘기했듯이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당시 야당 자치단체장들도 대권행보를 했다"며 "하지만 이정도는 아니였다. 제주도정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시장에 임용되면 직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예정자는 "잘 알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안동우 예정자는 이날 본격적인 청문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20여년 전 잘못된 과오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과거 음주운전에 깊이 반성하며 넓은 마음으로 부족함을 애해해 달라”며 “더욱 높아진 공직자의 도덕적 기준에 저 역시 부족했다. 잘못된 과거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의원님들이 혜량을 보여준다면 성실하게 일로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