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국토부가 제시한 소음등고선의 경우 현 제주국제공항은 28.5km에 달하는 반면, 제2공항 소음등고선은 절반 수준인 14.2km로 나타났다.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소음피해 규모 부분에서 현 제주국제공항과 제2공항공에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함으로서 제2공항이 제주국제공항에 비해 소음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것으로 오인 시켰다는 논란이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나타난 제2공항 소음 피해 규모는 제주국제공항 절반 수준이었지만, 이는 적용 기준이 달라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공항 인프라의 필요성’을 주제로 처음 열린 ‘제주 제2공항관련 쟁점해소 공개연속토론회’에서 반대 패널로 나선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공동상황실장 문제제기에 찬성 패널 김태병 국토교통부 공항항행정책관이 응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박 실장은 국토부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제시된 소음등고선 사진을 공개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소음등고선이란 항공기소음 정도를 분석·평가해 소음기준에 따라 지도상에 표시한 것으로 소음대책사업을 시행하는 기준이 된다.  
 
국토부가 제시한 소음등고선의 경우 현 제주국제공항은 28.5km에 달하는 반면, 제2공항 소음등고선은 절반 수준인 14.2km다.
 
박 실장은 “100만평 면적의 제주국제공항보다 150만평 규모로 추진되는 제2공항 소음등고선이 2배나 차이난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김태병 정책관은 “제3차 소음관련 중기계획을 수립 중인데, 저소음 항공기 도입을 위한 지원책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부는 각 항공사에 저소음 엔진 장착을 요구하고 있다. 저소음 엔진을 장착하면 기존보다 소음이 3~4 웨클 정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 기령이 20년 정도인데, 앞으로 저소음 항공기가 도입되면 소음등고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17년부터 소음등고선 관련 기준이 바뀌면서 제2공항 소음등고선이 짧다. 현 제주국제공항도 저소음항공기가 도입되면 소음 피해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에 현 제주국제공항은 과거 소음등고선 자료를 활용하고, 제2공항은 저소음 항공기 도입 증가 추이를 반영했다는 얘기다.
 
즉, 제주국제공항 소음등고선 길이 28.5km에 적용한 기준을 그대로 제2공항에 대입하면 현재 전략환경영향평가 상의14.2km보다 늘어나야 하고, 제2공항 소음등고선 길이 14.2km에 적용한 기준을 제주국제공항에 대입하면 28.5km보다 줄어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2일 열린 제주 제2공항 쟁점해소 연속토론회.
2일 열린 제주 제2공항 쟁점해소 연속토론회.

 

이에 박 실장은 “저소음 항공기가 도입되면 소음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인데,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찬성측 말대로라면 저소음 항공기가 도입되면 현 제주국제공항 소음 피해 규모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저소음 항공기가 많이 도입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뒤 이어 김 정책관은 다른 질문에 대해 응답하던 중 “소음 피해에 대해 한마디만 더 말하면 저소음 항공기를 도입하는 항공사가 늘어나면서 피해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라며 소음피해가 줄어들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강원보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매뉴얼에 각종 조사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국토부의 경우 저소음 항공기가 도입된다는 가정을 뒀다. 어떻게 보면 최상의 상황을 가정해 제2공항에 적용한 것"이라며 "제주국제공항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으면 몰라도 제2공항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은 어떤 의도가 있거나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공개 연속토론회는 제주 제2공항 추진 관련 찬·반 등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사실관계를 둘러싼 상호 간의 쟁점을 합리적으로 해소하고, 제주 지역사회에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개최됐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서정철 한국갈등학회 이사의 사회로 ▲찬성측 김태병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 강진영 제주연구원 박사 ▲반대측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공동상황실장,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공개 연속토론회는 3차례 비공개 연속토론회에서 확인된 주요쟁점별 토론(1~3차)과 마지막 종합토론(4차)으로 계획됐다. 첫 토론회인 이날은 공항 인프라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