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난 기본적으로 협상파다” 제주도와 상설 정책협의 필요성 강조

제11대 의회 후반기 의정을 이끌어갈 좌남수 의장은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기본적으로 협상파”라며 제주도와의 상설적인 정책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원희룡 지사의 대권행보와 관련해서는 “전국수석할 때 제주도민 모두 기뻐했다”면서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먼저 제주도민들에게 이러저러해서 대통령이 되고 있다고 먼저 말하는게 순서다. 중앙언론에만 얘기하니까 말들이 많은 것”이라고 쓴소리를 건넸다.

◇다음은 일문일답

좌남수 의장. ⓒ제주의소리
좌남수 의장. ⓒ제주의소리

- 후반기 의정 방향 간단히 소개해달라.

제주도 언론인들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볼 수 되어서 영광이다. 찾아가는 의정, 도민과 함께 하는 따뜻한 의정을 펼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를 실천하는데 언론에서도 많이 도와달라.

- 11대 의회에서 최다선 의원으로 의장에 당선된 지 1주일이 지났다. 개인적인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제가 도의원이 된 이유부터 말해야 할 것 같다. 제가 노동운동할 때마다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해도 전혀 먹히지 않더라. 그래서 현실정치에 뛰어든 것이다. 제가 4선을 하면서 상임위원장 1번, 예결위원장 1번 했다. 왠만하면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감투에는 큰 욕심이 없다.

(후반기) 의장 선출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전반기에 합의가 있다고 하는데 그건 허구다. 의원들은 시험을 보는 게 아니다. 유일한 척도가 선수다. 지켜야 할 관례는 있다. 미국 하원의장 펠로시가 의장을 한 것은 최다선이기 때문이다.

의회는 의원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최다선으로서 형님리더십을 보여주고 싶다. 의사당에서 항상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의장 단상도 너무 높다. 권위적 시대의 산물이라고 본다. 동료의원들과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 처장에게 단상부터 낮추라고 얘기를 했다. 의원과 의장은 수평적 관계자. 의원 개개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전국에서 모범이 되는 제주도의회를 만들고 싶다.

- 단상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는 김경미 의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조치하겠다.

의장님 언급이 있고 해서, 8월에 발언단상과 의장단상을 낮추는 작업을 하도록 하겠다.(오정훈 의회사무처장)

- 당선인사와 폐회사를 통해 특위 2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6일부터 시작되는 (제385회) 회기 때 코로나대응 특위를 구성하고, 그 다음에 민생특위를 출범시키려고 한다. 코로나특위 하나로는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다. 더 많은 의원들이 특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개를 구상한 것이다. 의회는 상임위원회가 중심이기는 하지만, 특위까지 해서 ‘일하는 의회’가 되도록 하겠다.

-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이 시각 도청에서 2차 추경예산안 제출에 따른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10분 전에, 다른 일정도 있는데 설명하러 왔던데 ‘시끄럽다. 다음에 오라’고 했다. 순수하게 코로나에 들어가는 예산이 얼마냐고 했더니 2900억 중 1250억 정도라고 하더라.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보지 못했다. 의회를 상대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하루 전도 아니고, 최소한 몇 시간 전에라도 와서 설명하고, 추경예산안 처리에 따른 협조를 구해야 한다.

- ‘교육의원 자격제한’ 헌법소원과 관련한 도의회의 의견 제출과 관련해 논란이 많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는 부분도 있고, 교육의원들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전․현직 교육위원장과 함께 얘기를 해보겠다.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의장실로 진정서를 접수했기 때문에 의회사무처장 중심으로 협의하면서 오해가 있으면 풀고, 또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에 응당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

교육위원회 9명 명의로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보낸 것은 7월1일자로 교육의원 5명 의견으로 바로 잡았다.(오정훈 의회사무처장)

- 제주도의회 상설정책협의회가 단 한번도 열리지 못했다.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기본적으로 저는 협상파다.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 네가 틀렸다, 내기 맞았다는 식의 문제풀이 방식은 옳지 않다. 앞으로 정책협의회를 충실히 진행하도록 하겠다. 의제선정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주도든 의회든 도민의 이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원희룡 지사의 대권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도민에게 먼저 설명을 해야 한다고 본다. 하다못해 도의원 나올 때도 지역에 가서 출마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나서 행동한다. 제주라는 지연을 무시할 수는 없다. 동네사람에게 표를 많이 주는 건 인지상정이다. 도민들에게 이러저러해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니 도와달라고 말하고 대권행보를 걷는다면 누가 반대하겠다. 그렇지 않고 중앙언론에만 대고 얘기를 하니까 말들이 많은 것이다. (원희룡 지사가) 전국수석할 때 제주도민 전체가 기뻐하고 환영하지 않았나. 언론의 책임도 일부 있는 것 같다. 평소에 잘 지적해줘야 한다.

- ‘시설공단 조례’가 전반기에는 의장 직권으로 보류됐다.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상임위원에서 심사해 (본회의에) 올라온 것을 다시 의장이 직권으로 보류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번 상임위에서 논의된 것을 의장이 잡는(보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당선인사 때 ‘의원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43명 의원이 필요한 이유가 뭐냐.

- 그럼 상정하겠다는 것이냐.

상정 이전에 의원총회(전체의원 간담회)를 열겠다. 어느날 갑자기 상정하는 것도 전임 의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저는 의회운영에 충실하겠다. 의장이라고 해서 권한을 남용하거나 의원들의 뜻에 반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겠다.

- 의원총회 시기는 언제쯤 생각하고 있나.

통상 의원총회(전체의원 간담회)는 의회 개회 전에 하던가, 끝날 때 해왔는데 이번 제385회 임시회에는 어렵고, 9월 임시회 때 협의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전임 김태석 의장도 고뇌에 차서 보류했던 것인데, 의장이 바뀌었다고 바로 상정하는 것도 도의는 아니라고 본다.

- 도내 경제계에서 농수축경제위원회에서 ‘산업경제’ 분야를 분리해 독립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상임위원회 역할 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제주도가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들리는 얘기로는 특정 위원회 쪽으로 쏠릴 수도 있다고 한다. 조직개편과 맞물려 위원회 역할과 소관 부서 조정은 필요하다고 본다. 조직개편안에 대해 전체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적정한 시기에 맞춰서 추진하겠다. 의회 내 공론화부터 거치도록 하겠다.

- 환경영향평가 제도에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처럼 사업자가 비용을 대서 보고서를 내는 것은 문제 아닌가.

저 역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잘못된 보고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도록 하는 등 관례 조례 개정을 검토하겠다.

-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 당내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어떻게 정리해나갈 것인가.

당연히 잡음이 있을 수 있다.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원들도 결국 이해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 의회가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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