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정체모를 녹슨 부스 누가 방치? 제주시 "재활용 보관…최근 폐기 결정"

제주시 한짓골 공영주차장 바로 오른쪽 중앙로상점가 상인회 건물 앞에 사용하지 않는 주차부스가 1년여간 방치돼 있어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 한짓골 공영주차장에 설치됐다가 철거된 주차부스가 1년여간 방치돼 녹슬어가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취재 결과 폐기물 처리 예정인 주차부스는 제주시가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주교 제주교회 중앙성당 인근을 자주 걷는 A씨는 한짓골 중앙로상점가상인회 앞을 지날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정체 모를 낡은 부스가 1년여간 상인회 건물 바로 앞에 방치돼 갈수록 녹이 슬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 A씨는 최근 [제주의소리]에 문제의 녹슨 부스가 도대체 누가 왜 여기에다 버린 것인지 취재해달라고 제보해왔다. 
 
A씨는 “상인회 앞에 놓인 부스가 벌써 1년 넘게 녹슬어가고 있다. 부스 안에는 컴퓨터도 있고, 쓰다만 에어컨도 있다. 한짓골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 부스를 누가, 언제, 왜 여기에 버렸는지 찾아서 도심미관을 더이상 해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토로했다.
 
A씨의 제보에 따라 [제주의소리]가 현장취재 했다. 13일에도 문제의 부스는 상인회 건물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중앙로상점가 상인회 건물 앞에 방치된 주차부스. 
방치된 주차부스 안에는 컴퓨터와 카드결제기 등도 있었다.

부스 외관은 녹슬었고, 곳곳에 녹물이 빗물에 흘러내린 자국도 보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부스 안에 컴퓨터 모니터도 있었고, 에어컨과 함께 실외기도 설치돼 있었다. 또 카드 결제기까지 보였다.

수소문 끝에 문제의 부스는 한짓골 공영주차장에서 사용하다가 철거된 주차부스로 파악됐다.
 
제주시는 올해 한짓골 노상주차장 자리에 지상 3층 높이 공영주차장을 설치했는데, 방치된 주차부스는 이전 노상주차장에서 사용하던 부스였다. 올해 복층화 공사가 마무리된 한짓골 공영주차장에는 새로운 주차부스가 설치됐다.
 
주차장 복층화 공사가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1년 넘게 방치된 셈이다.
 
2018년 3월까지만 하더라도 한짓골 노상주차장에서 사용되던 주차부스. ⓒ다음 로드뷰 갈무리.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기존 사용하던 주차부스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돼 중앙로상점가 상인회 앞에 잠시 놔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잠시라고 하기엔 1년여의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 

제주시 관계자는 또, “지난해 한짓골 공영주차장 복층화 공사가 시작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주차부스를 상인회 건물 앞에 보관하고, 부스가 아직 쓸만해서 재활용할 부서를 찾고 있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주차부스를 재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부서가 있어 폐기하지 않고 보관해왔는데, 올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최근 폐기처분을 결정했다”며 “빠른 시일내 폐기물 수거 업체를 통해 주차부스를 폐기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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