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일 무관중 유튜브 생중계...온라인 최적화 노력, 합동 공연 취지는 무색

제주도립예술단이 기획한 합동 공연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팔리아치>가 10일과 11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두 작품 모두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연인들의 불꽃같은 사랑과 비극을 선보였다.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공연은 이틀 모두 무관중 유튜브 생중계로 열렸다.

제주도와 각 예술단은 ‘온라인' 중계에 최적화 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기울였다.

생중계임에도 모든 대사를 자막으로 제공해 모니터로 지켜볼 관객들의 편의를 제공했다. 화면 역시 최대한 작품의 감정선을 살리기 위해 영상 카메라 7대를 투입해 인물과 전경을 적절히 비추는 노력이 역력했다. 정인혁 지휘자와 교향악단 연주자들을 비추는 화면까지 배려하면서 생동감을 선사했고, 작품과 작품 사이에는 현장에서의 배우 인터뷰와 작업 과정을 요약·편집한 메이킹(making) 영상까지 준비하며 ‘영상 매체’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려 분발했다.

객석에서 마주하는 무대 분위기를 온전히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많이 준비했다'는 인상은 시청자에게 충분히 전달됐다.

원작 분위기에 비중을 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21세기 기술과 감각을 도입한 <팔리아치>의 차이도 눈길을 끌었다.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박수 소리 대신 영상 카메라 렌즈들이 앞에 서있는 낯선 환경임에도 배우들은 탄탄한 노래 연기 실력을 뽐냈다. 많은 관객들이 작업에 매진해온 예술단을 향해 댓글로 박수를 보냈다.

출처=제주예술단 유튜브. ⓒ제주의소리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온라인 공연 장면. 출처=제주예술단 유튜브. ⓒ제주의소리
출처=제주예술단 유튜브. ⓒ제주의소리
'팔리아치' 온라인 공연 장면. 출처=제주예술단 유튜브. ⓒ제주의소리

의미 있는 결과를 뒤로 하고 이번 공연은 상당한 과제와 시사점을 제주예술계에 남겼다.

주·조역 캐스팅 과정에서 지역 합창단원이 전멸했으며, 과정마다 크고 작은 내부 갈등을 겪었다. 서귀포관악단은 여건 상 갈라 공연으로 대체하고 본 공연에서 빠졌다. ‘합동 공연’이란 수식어가 썩 민망한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연출자, 배우들을 초빙한 것이 빼어난 실력자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제주예술단의 역량을 키웠다는 분석과 함께 예술단 합동 공연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상반된 평가가 공존한다. 시작이 절반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결과물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부터 참가 단체들이 ‘합동’이라는 가치를 모두 공유하기 위한 노력은 향후 과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각 예술단 특성에 맞는 예술 장르를 돌아가며 선택해 공연하자는 조언도 나온다. 제주도와 예술단 모두 발전 방안을 고민하리라 본다.

제주예술계 전체로 볼 때는 코로나19 시국에서 요구되는 '비대면'과 예술성을 나름 균형있게 살리려 애썼지만, 과연 민간 공연 예술계가 이 만한 공력과 장비,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지 의문시된다. 문화 현장 예산은 줄줄이 잘려나가는 상황에서 자칫 민간 예술과 공공 예술단의 ‘빈익빈 부익부’ 간극이 한층 더 벌어지지 않을지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화면 속 화려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팔리아치> 무대가 묘한 여운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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