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제주지부가 15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로 인한 급식실 노동강도 완화 대책 마련을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제주지부는 “급식 노동자 실태조사에서 약 4000명이 넘는 응답자중 70%가 시차배식으로 인한 배식시간이 평소보다 최대 3배까지 길어졌다고 응답했다. 휴게시간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시 접촉을 줄이기 위한 교실배식전환학교가 늘면서 이동배식설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밥과 국, 반찬까지 직접 나르는 등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제주지부는 또 “급식인원이 줄었다며 병가와 연차를 사용해도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 아파도 병가 한번 쓰려면 온갖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주지부는 “코로나업무를 위한 별도 인력을 충원하고. 대체인력을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급식실 배치기준, 즉 1인당 식수인원을 전면 하향 조정해야한다”고 강조해다.

더불어 “폭염시기 구체적인 온열질환 예방대책과 냉방대책도 한시가 급하다”며 “이를 방치하면 급식실내 안전사고와 산재사고는 불 보듯 뻔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팬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한지 벌써 수개월이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 감염병사태 앞에서 우리들의 삶도 많이 달라졌다. 답답하던 마스크착용은 생활화가 되었으며. 밀폐된 공간보다는 탁트인곳, 비대면생활을  선호하는 등 감염병이 불러온 일상의 변화들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학교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헌정사상 유래없는 두달넘는 개학 연기, 온라인개학에 순차등교, 여름방학 학사일정 단축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전대책을 속속 내놓았다. 특히 학교의 전체인원이 모여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급식실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하기에 더욱 깐깐한 위생지침과 안전대책, 운영지침이 마련되었다.  

교육부 및 전국의 시도교육청은 급식인원을 격일, 격주 순차등교운영으로 줄이면서, 거리두기를 위한 식탁의 칸막이 설치와 함께 급식실 지정좌석, 학년·반별 시차배식, 교실급식으로 전환과 식단간소화 등 간편급식을 권장했다. 이중 수시 소독과 청소 등 추가 위생지침까지 더욱 상세히 내렸다. 
그러나 이와중에 급식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근무내용과 노동환경의 변화는 충분히 예상되었음에도 이에 별도의 대책은 없었다. 

항간에는 밥먹는 학생수도 줄었는데, 뭐가 더 힘드냐는 모르는 소리를 하지만, 실제 급식현장은 그렇지가 않다. 최근 노동조합에서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및 기관 급식실종사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약 4천명이 넘는 응답자중 70%가 시차배식으로 인한 배식시간은 평소보다 최대 3배까지 길어졌다고 응답했다. 퇴근시간은 동일한데 뒷정리에 청소까지 제한된 시간내 마쳐야할 노동량이 늘어났고, 당연히 휴게시간은 가질 수도 없다. 압축, 고강도 노동이 급식노동자의 몸을 병들게 하고 있다.  동시 접촉을 줄이기 위한 교실배식전환학교가 늘어나면서 이동배식설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채 수십키로의 밥과 국, 반찬까지 직접 나르고 있으며, 칸막이설치, 청소에 급식실 구석구석까지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한 청소시간 또한 훨씬 길어져 노동강도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영양사 역시 코로나 대응을 위한 급식실 환경개선부터, 급식지도방안을 다시 마련하고, 부족한 인력충원을 위한 배식업무에 꾸러미라고 불리는 식재료가정지원사업까지 도맡는 등 새로운 업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다. 급식인원이 줄었다며 병가와 연차를 사용해도 대체인력을 구해주지 않는 것을 당연시되어, 아파도 병가한번 쓰려면 온갖 눈치를 봐야하는 현실이다. 코로나위험 속 ‘아프면 쉬세요’라는 국가의 권고는 비정규직노동자에게는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한바탕 장마가 가고 올 여름은 여느해보다 폭엽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혹서기에 바깥보다 평균 10도이상 뜨거워져 50도까지 올라가는 찜통 급식실에서 조리복에, 장화, 장갑에 이제는 마스크까지 이중으로 착용한채 폭염 속 고강도 노동을 해야하는 고충은 말로 다 못할 지경이며, 최근 부산의 한 급식실에서는 마스크착용에 온열질환증세로 쓰러지기까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냉방대책이나 적정 온도기준, 혹서기 권장메뉴 등 안전지침이 전무한 채 운영되는 학교도 부지기수다. 

그렇지 않아도 최악의 노동강도인 학교급식실에서 코로나19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동이 가중된 만큼, 이에 따른 노동강도 완화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시급하게는 코로나업무를 위한 별도 인력을 충원하고. 대체인력을 전면적으로 허용해서 아프면 자유롭게 연차든 병가든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나아가서는 근본적으로 급식실 배치기준, 즉 1인당 식수인원을 전면 하향조정해야한다. 폭염시기 구체적인 온열질환 예방대책과 냉방대책은 한시가 급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가장 자유롭고 행복해하는 시간인 점심시간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오늘도 급식실 노동자들은 폭염속에도 코로나예방을 위한 안전 대책을 더 철저히 지키며 수고와 노력을 아끼고 있지 않다. 그 결과 최근 교육부도 학교안에서의 학생 확진, 전파가 없었다고 발표하지 않았는가, 이는 모두 자신들의 위험을 무릅쓰고도 학교곳곳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땀흘린 노동의 결과라는걸 교육당국은 알아야한다. 

만약 이를 모른채, 높아진 노동강도를 방치만 하고 있다면, 급식실내 안전사고, 산재사고는 불보듯 뻔하게 일어날 것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선제적,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두달 안에 해결되지 않을 코로나사태 앞에서 교육당국은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인력충원, 대체인력 확보와 배치기준 개선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7월 15일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제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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