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제주 한림읍 마을을 초토화시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가 서울 관악구 사무실 관련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제주에 4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킨 광진구 20번 확진자를 당초 알려진 강남구가 아닌 관악구 사무실 관련으로 재분류했다. 

애초 광진구 20번 확진자가 부천시 179번 확진자와 강남구 91번 확진자를 거쳐 연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중대본은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부천시 179번 확진자는 관악구 소재 무등록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를 통해 전파가 이뤄진 사례다. 반면 관악구 사무실은 지인들의 소모임으로 알려졌다.

광진구 20번 확진자가 관악구 사무실 관련자와 어떻게 접촉했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접촉 사실을 몰랐던 광진구 20번 확진자는 제주에 거주하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9일 김포공항에서 제주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광진구 20번 확진자는 제주 방문 사흘째인 11일부터 오한과 기침 증세가 있었지만 해열제를 먹고 계속 활동했다. 제주에 머무는 동안 마스크도 거의 쓰지 않았다.

14일 제주를 떠난 광진구 20번 확진자는 결국 16일 서울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진구에서 곧바로 제주도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통보 당일인 16일 여동생(21번)과 딸(22번)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딸이 근무한 해빈사우나의 목욕관리사(23번)와 여동생이 운영한 정다운사랑방의 직원(24번)도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일에는 21번과 24번 확진자 15일 오후 9시부터 방문한 호박유흥주점의 동승자 50대가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진구 20번 확진자로 인한 한림지역 5번째 확진자다.

광진구 20번 확진자가 항공기를 포함해 제주 체류하며 접촉한 밀접접촉자면 62명에 이른다. 2차 감염자인 4명과 밀접접촉한 사람을 포함하면 120명에 육박한다.

이들 5명과 동선이 겹친다며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한림읍민만 1524명이다. 다행히 이중 1471명이 음성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53명은 내일(21일) 오후 3시쯤 결과가 나온다.

17일부터 느닷없는 등교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한림읍 관내 유치원 5곳과 초·중·고등학교 9곳 등 14곳의 학생과 유치원생 2765명이 등교를 포기하고 원격수업을 받았다.

확진자가 다녀간 업소는 물론 주변 상권까지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림오일시장은 55년만에 임시휴장했다. 주민 1500여명의 코로나19 검사 비용도 제주도가 떠안게 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