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26) interest 관심

in·ter·est [íntǝrist] n. 관심(關心)
사름덜 새에 신 섬, 가구정헌 섬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 가고 싶은 섬)

interest는 inter- ‘~의 사이에(=between)’와 est/ess ‘존재하다(=to be)’의 결합이다. 이 est/ess 에서 나온 낱말로는 essence ‘본질’, essential ‘본질적’, quintessence ‘정수(精髓)’ 등이 있다. interest의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의 사이에 존재하다(=to be between)’이다. 아마도 그사이란 ‘사람과 사람의 사이’이거나 ‘사람과 사물의 사이’일 것이다. 양쪽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없으면 관심(關心)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의  ‘섬’  -

ⓒ제주의소리
정현종 시인의 ‘섬’에는 고층건물이나 케이블카, 해군기지는 없다. 제주 섬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존재 자체로 독특한 섬이다.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섬을 만드는 것이 제주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 아닐까. ⓒ제주의소리

interest의 어원적 의미인 ‘~의 사이에 존재하다(=to be between)’를 정현종 시인의 ‘섬(island)’에 대입하면, ‘관심’은 ‘섬’이다. 그냥 섬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이고, 미지(未知)의 섬이고, 그래서 꼭 가보고 싶은 섬이다. 이 섬에는 드림타워와 같은 고층건물(high-rise building)도 없고, 케이블카(cable car)도 없고 해군기지(naval base)도 없다, 은하수(Milky Way Galaxy)를 잡아당기는 높은 산이 있고 작은 오름들이 있으며, 그 사이사이 태고의 원시림(wildwood)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이 섬에 문명(civilization)이라는 것이 들어온다. 그 문명은 청동기 시대(Bronze Age)부터 지배 계급(ruling class)을 만든다. 당시 청동을 만드는 기술은 엄청난 지식이었기 때문에 아무나 청동기를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청동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으로서 지도자가 되어 정치와 제사(ancestral rites)를 맡아 각종 문화를 만들게 된다. 물가에 살던 사람들은 홍수(flood)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도자의 말을 전적으로 따르게 되고, 많은 일을 조직적으로(systematically) 하게 된다. 물가에서 물을 이용해 농사(farming)를 짓고, 살고 있는 집 주변에 성벽(castle wall)을 쌓아 외적(foreign invader)을 방어하기도 한다. 조금씩 커져가는 마을(village)은 점차 도시로 발전하고, 도시가 점점 커지면서 국가(nation)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명의 도도한 흐름에 대해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BC484?~425?)는 그의 저서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류에게 주어진 최고의 불행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매우 잘 아는데도 그 상황을 통제할 힘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Of all men's miseries the bitterest is this: to know so much and to have control over nothing).’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모든 존재는 독특함(uniqueness)으로 빛나며,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사는 인류의 모든 관심도 그 독특함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주는 존재 자체로 독특한 섬이다. 제주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섬이어야 한다. 그게 제주를 살리고 나아가 나라를 살리는 길이 아닐는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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