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25일 교원 초청 생방송 토론회 ‘코로나19로 달라진 학교 이야기를 듣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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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은 24~25일 이틀에 걸쳐 코로나19로 달라진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응키 위한 생방송 토론회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코로나19 여파로 제주 교육환경 변화를 짚어보고 아이들에게 나은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제주도교육청은 25일 오전 11시 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로 달라진 학교 이야기를 듣다’를 주제로 교원 초청 온라인 생방송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4일에 이어 진행되는 생방송으로 교원 8명이 출연하고 김형훈 학부모가 사회를 맡아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가 이뤄졌다.

토론에는 △고의숙 남광초등학교 교감 △박상현 한림초등학교 교사 △김진미 신엄중학교 교사 △신상재 우도중학교 보건교사 △김은자 안덕중학교 특수교사 △구남철 제주과학고등학교 교사 △임승현 대기고등학교 교사 △송재우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교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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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구남철 제주과학고등학교 교사, 김은자 안덕중학교 특수교사, 임승현 대기고등학교 교사, 고의숙 남광초등학교 교감. ⓒ제주의소리

# 코로나19로 달라진 학교현장

제주과학고에서 체육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구남철 교사는 “코로나19로 학생들 비만이 염려된다. 원격수업에서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뒤 학생들 체중 증가 모습이 보인다”면서 “지난해 과체중을 제외한 비만율이 23%였는데, 올해는 30%까지 증가할 것 같다. 부상으로 인한 안전공제 신청 건수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고 우려했다.

최근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한 한림지역 교사 박상현 씨는 “한림지역 확진자 발생으로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됐는데 아이들이 없는 학교를 보고 있자니 살아있는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의숙 남광초 교감은 “학교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 많았다. 우리 학교에 맞는 판단이 무엇인가 함께 즉각적으로 고민하는 부분들이 평소보다 향상됐다”며 “또 모든 결정 기준이 아이들 건강과 안전이다. 불필요한 일이면 없애거나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 조정을 통한 많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상재 우도중 보건교사는 자가진단 시스템, 마스크 착용, 발열 검사, 거리두기 등 모두가 바쁜 일상을 보내는 가운데 보건교사 역시 예방 조치와 운영 양상의 변화를 맞이했다고 했다. 김은자 안덕중 특수교사는 특수학급 학생들의 원격수업 어려움을 토로하며 현장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승현 대기고 교사는 “코로나19로 계속 바뀌는 학사일정 때문에 힘들지만, 선생님 간 소통과 협업으로 해결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콘텐츠 분석과 수업 모니터링으로 교사 역량이 향상되는 모습도 보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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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박상현 한림초등학교 교사, 신상재 우도중학교 보건교사, 송재우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교장, 김진미 신엄중학교 교사ⓒ제주의소리

# 변화된 교육현장, 정부와 교육 당국에 하고 싶은 말

고의숙 교감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전 학년 원격수업을 경험했다.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선생님들 덕분이다. 전문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의논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이 기존 학교 교육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다른 교육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수업 형태가 함께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교사 간 온라인 수업 경험을 공유했으면 한다. 플랫폼을 통해 학교마다 다른 수업 경험을 공유하고 장단점을 분석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임승현 교사는 “교육청 차원에서 지체되고 있는 교육과정 편성 업무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면서 “2025년 고교학점제와 성취평가제가 이뤄질 예정인데 그런 방향에서도 청사진을 먼저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표했다.

이어 “주제를 통합해 학습할 수 있는 범 교과 차원의 모델을 개발해 학교에 보급한다면 교과 과정이 의미있는 활동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자 특수교사의 경우 학교현장서 제시한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잘 받고 아이들 의견을 살펴봐달라고 교육 당국을 향해 당부했다.

구남철 교사는 “체육 과목의 경우 원격수업의 어려움이 많다. 다른 예체능 교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영상을 보여주려 해도 저작권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교육청이나 정부 차원서 교육 목적으로 활용되는 영상은 지원을 통해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진미 교사는 “언제까지 ‘줌’ 프로그램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다가올 다른 질병에 대비하는 차원서 교육청만의 플랫폼을 만들거나 저작권 염려 없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언제 닥쳐올지 모를 위기에 대비하고 교원이 학생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신상재 보건교사는 “아이들의 건강·안전·교육권 측면서 단계적인 정규 보건교사 배치가 중요하다. 일본이나 폴란드는 600명 이상 학교에 대해 보건교사 2인 이상 배치가 의무인데 제주는 1000명 이상에 한해서만 주 14시간 보조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교사 의존도가 높아 부담과 피로도가 높다. 감염병에 모든 구성원이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하고 매뉴얼만 두는 것이 아니라 현장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현 교사는 온라인에 맞는 지침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돌봄 시스템을 위한 정책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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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가 이뤄지는 모습.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을 응원하는 댓글이 눈에 띈다. ⓒ제주의소리

# 코로나19 이후 학교와 교사의 역할

고의숙 교감은 “교사가 학습과 방역, 돌봄 등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보다 많이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학교가 움직여야 한다”면서 “주요업무 계획 시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지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현 교사는 “학생들이 넓은 생각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 지원이 필요하다”며 “학교가 인성 지도나 정보윤리, 환경 인식 등 급변하는 사회에서 이바지할 수 있는 구성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남철 교사는 충분한 방역수칙과 높아진 시민의식을 언급하며 아이들이 훗날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소규모 동아리 활동이나 체험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재우 교장은 “코로나19 사태를 직면하며 그간 논의됐던 미래 교육 이야기가 앞당겨졌다. 그동안 학생 교육 중심은 대부분 지식 향상이었는데 이제는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계 변화에 따른 맞춤형 직무능력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 더불어 민주 시민으로서 공동체와 더불어 살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키울 교육을 마련·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상현 교사는 “위기를 확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집단지성과 공동체의 힘으로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성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육의 본질이다. 수업 방법론보다 수업 철학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에 걸친 제주도교육청 토론회를 통해 달라진 학교현장과 학생·학부모·교사의 고충, 미래 방향, 각자 역할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부분이 변화한 제주 교육현장이 위기 대응의 실마리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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